시간 기록
(03:45) 한계령 휴게소 - (06:00) 귀때기청 너덜지대 들머리 안부 - (07:20) 아침 식사 후 출발 - (08:50) 귀때기청봉 - (09:11) 일행과 이별 - (12:34) 대승령 - (13:40) 장수대분소
 산행시간 9시간 55분

1.
 보름 지난 설악산 새벽 달빛은 산 속 주변까지 내려왔었네.
한계령 굽은 고개로 이어지는 해맞이 차량의 불빛들.
밀려 오는 바람 그리고 손끝으로 찾아 드는 한기.
그저 가야할 곳 물끄러미 보았네.

2.
 귀때기청으로 이어지는 너덜지대 안부에서
거친 숨을 쉬면서 생각을 했었네.
무엇때문에 산에 왔던가를.

 귀때기청을 타고 오르는  바람 소리.
이제 너덜지대에 서면
바람이 온 몸을 감싸 안으며  
나를 날려 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몸을 떨었지.
바람 피할 곳 없는 능선에서
여름 날 이슬비 내릴 때
축축하게 젖은 몸으로 오르던 저체온증에 대한 기억.

 손과 발은 오그라 들고
옴몸을 파고 드는 바람 때문에
이마는 깨질듯한 아픔을 느꼈었지.
카메라는 셔터가 얼어서 "에러" 표시를 알리고
귀때기청봉의 바람개비 연실 소리 내며 돌고
한 편에서는 눈보라를 일으키고 있었지.
휘청거리는 몸 스틱에 의지한 채
결국 바람 앞에서 나는 등을 보이고 말았네.

3.
 귀때기청 아래에서 일행은 큰귀때기골로 가고
홀로 남아 산길을 걸었네.
앞 선이의 흔적은 없고
보이지 않는 길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눈길 걸었지.

 사람 없는 산의 삭막함.
밀려 오는 바람은 귀때기청에서의 호된 느낌때문에
이내 익숙해 졌었지.
바람소리.
김영동이 훈으로 연주하는 소리가 나는 것 같기도 했지.
그러면 그것은 겨울 산의 숨결이 되고.

4.
 장수대 분소에서 쉬면서
기상관계로 산행이 통제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방풍의 털면서 안에서 떨어지는 얼음조각들을 보았지.
그  흔적을 보면서
새해 귀때기청에서 들었던 바람의 거친 소리를 생각하며
연신 손과 다리를 움직이고 있었네.


D200으로 찍은 사진


WITH G10







중청 대청봉 주변

 멀리 보이는 가리봉 주걱봉

공룡능선

귀때기청(1577m)



가리산릉



귀때기청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

멀리 보이는 귀때기청

대승폭포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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