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의 기온 차이로 인해
보이는 산자락엔 구름이 감돌고 있었고
청명한 하늘 사이로 굳건하게 서있는 울산바위를
비몽사몽 상태에서 보았지요.
선선한 바람이 불고
이제는 산행을 하려면 배낭의 무게가 늘어날 것이란 생각을 했지요.
 
 설악동 청동 부처님상 앞을 지나며
주변에 짙게 퍼진 향내를 맡았지요.
그 내음이란 것이 중국의 사찰 구경갔을 때 
맡았던 향내음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과거의 향나무향이 어떤 느낌이었던가를 생각해 보았지요. 

2.

 비선산장 앞의 일군의 바위들.
적벽, 무명봉, 장군봉은 예전의 모습 그대로 였지요.
가고자 하는 길은 적벽의 "자유2836"
4꼭지 80메타 그리고 최고 난이도가 11a 라는 말을 듣고
적벽을 쳐다보니
벽이 나를 향해 내려 누를 것같은 기세로 다가 왔지요.

 가고자 하는 길 입구에 가니
이미 다른 팀이 등반 준비 중이었지요.
우리 팀은 등반시간 등을 이유를 들어
삼형제 리지길 중 적벽만 해보기로 했지요.
출발선상 아침 점호를 마친 산모기들이
모여 들어서 성찬을 벌였지요.

 담쟁이 붉게 물들고
조금씩 붉은 것들이 보이는 아침의 시간.
선명하니 보이는 장군봉.
그리고 적벽을 오르면서 생각을 했지요.
무지랭일 때 5박6일간의 등산학교에서 보낸 시간.
첫 날 바로 적벽에다가 붙여 놓았지요.
적벽 등반로 입구 가는 길도 경사가 져서 깔아 논 자일 잡고
덜덜 떨면서 갔었는 데
오버행의 적벽은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지요.

3.

 적벽 하강 후 시간이 남아서 "자유2836"에 붙었네.
과거의 인공등반 길이 었는 데
지금은 자유등반이 가능하게 볼트를 박아 놓았지.
약간의 오버행인 2P에서 여러 번 힘을 쓰다가
결국은 볼트에 매달린 슬링을 잡았지.

 아래론 지나가는 바람
계곡의 물소리. 사랍들의 움직임.
천불동 계곡의 짙은 녹색이 
가을날이면 붉게 타오를 것을 생각하면서
물끄러미 봉우리 아래 세상을 바라 보았네.





비선산장 주변



적벽 오르다 본 울산바위

장군봉



 적벽 하강




"자유 2836" 등반 중인 우리 팀




천불동 계곡

물치항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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