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나절 주변의 어스름과 함께

하루를 연다. 7시 이전의 시각.

아직 주변은 어둡고,

가야 할 대상지에 대한 가는 생각과 움직임.

 

  늘상처럼 바람은 불고 있고,

의암 호수변 물빛 지나치는 차량들의

빛을 받아 수면이 반짝인다.

손끝으로 전해오는 아침의 한기를 느끼며,

왜 가야하는가에 대한 끝없는 반문.

 

  말없는 몸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하고,

오름짓의 반복을 통한 일상성의 시작.

눈이 내려 길은 미끄럽고,

군데군데 보이는 얼음더미와

다시금 이는 바람의 움직임.

뒷 편으로는 춘천의 이른 아침 풍경이 함께 하고,

절에 위치한 계단 부분에서 잠시 쉬다가

물 한 모금 마시고,

깔닥거리며 다시금 오르다가

왜 산에 오르는가에 대한 자문

누군가의 말처럼, 산이 거기 있어서일까.

아니면 다른 어떤 동인이 오르게 했을까.

 

  삶이란 이렇게 반복되는 것을,

일상성 속에서의 스스로의 반추인 것을,

거친 숨을 몰아 쉬며서 자신의 살아있음에 대한

스스로의 느낌.

때때로의 어려움,

꿈꾸고 움직이는 자의 즐거움.

여러 상상을 통한 즐거움.

 

  산정.

가까이는 까마귀 원을 그리며

울며 날고 있고,

멀리서 올라 오는 개 짖는 소리.

차소리. 새 울음.

주변 겹쳐져 보이는 산들의 풍광.

춘천이라는 자그마한 도시.

불 빛 받아 반짝인다.

해는 이제 어스름을 걷고

떠오르기 시작하고.

추위에 떠는 자

밝은 햇살 다시금 쳐다 보고,

올랐던 길의 흔적을

더듬으면서 내려간다.

 

  팽팽한 긴장감으로 인해

하산시 다리의 힘은 더욱더 들어가고

군데군데 놓여진 밧줄에 의지해서

내려 간다.

 

  의암호에서 부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질 때

눈길 위로 터덕거리며 걸을 때

산행의 끝을 알리고 있었다.

 

                                             2003.01.05. 일.

Posted by 바람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