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나절 카메라 가방 들고 구시가지를 향해 간다.
신선한 아침의 공기.
역에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밀려 나오고
미라벨 정원에 들러 멀리 보이는 호엔잘츠부르크 성을 한 번 보고 걷는다.
어제 밤에 숙소 주변으로 올 때
밤늦도록 문을 연 것은 이스탄불 케밥집.
부산히 움직이는 트렘.
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성당 주변으로 가는 길.
아침나절 다시금 정돈된 시가지.
마차가 다니는 길엔 이른 아침 살수차가 와서 물을 뿌리고 있다.
구시가지 여기저기에서 울려 퍼지는 교회의 종소리.
빈. 비엔나.
음악의 도시.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슈트라우스, 말러, 쇤베르크 등의
서양음악사에서 중추적인 음악가들이 활동을 했던 곳.
고색창연한 도시 속 단아한 아름다움을 보여 주었던 곳.
오스트리아 최대의 고딕양식 교회인 슈테판 성당에 갔다.
그 외형상의 크기에 있어서 사람을 압도하고
중심부 광장에서 소위 비엔나커피 한 잔 마시며
지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광장 중간 중간에 행위예술가들이 포진하고 있고
다니는 사람들의 표정이 무척 밝고 활기차다.
클림트의 그림이 생각이 났었지.
성서에 근거를 둔 유디트,
황금비로 변신한 제우스를 황홀경으로 맞는 다나에.
황금빛의 알록달록한 색들.
그리고 섬뜩한 느낌의 에곤 쉴레 그림들.
합스부르그 왕가의 여름 궁전인 쉔 부른 궁전엘 갔었지.
궁전의 정문 양쪽으론 왕가의 문양인 독수리 높이 솟아 올랐지.
그리고 전설적인 여제 마리아 테레자의 업적을 들으며
한 때 전 유럽을 지배했던 왕가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여제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던 천진난만한
여섯 살의 모차르트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나름대로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 수많은 방들.
건성건성 보며 그렇게 지나 간다.
동양의 정원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현하려고 한 것이라면
서양의 정원은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창조하려고 한 것.
너른 정원의 좌우에는 잘 정돈된 숲들이 이어져 있고
궁전에서 내려다 본 정원의 모습은 분수대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의 정연한 구성미를 갖추고 있다.
내리 쬐는 오후의 햇살.
그저 주변만 어슬렁거릴 뿐 조금 떨어져 있는 분수대로 갈 생각을 안한다.
교외 숲 마을 그리니칭에서 빈 특산물인 백포도주 호이리게를 마셨네.
약삭빠른 악사들. 우리나라 음악을 연주한다.
음악 소리에 맞추어 취기는 서서히 오른다.
바쿠스 조각상을 보면서
니체가 이야기 한 “비극의 탄생”에 대해 생각했었지.
그리스 문명의 본질이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조화였다면
시대가 지나면서 철학의 득세와 함께 감성적인 본성을 뜻하는
디오니소스적인 힘을 잃어 버림으로 비극은 시작되었다는 것.
감성적인 들림을 잃어 버린 지금의 시대.
인간의 광기와 열정을 대변하는 디오니소스에 대한 그리움이 일었네.
아이네 크라리네 나흐트 뮤지크, 교향곡 25번, 휘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등
귀에 익은 모차르트의 곡을 신년음악회가 열리는 콘서트 홀에서 듣는다.
악기 소리의 울림이 기가 막히게 좋다.
앞에 앉은 아이 두 명이 계속해서
졸고 있는 사이 라테츠키 행진곡이 연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