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 주째 연속하니 비가 내린다.

이런 때는 꼼짝없이 집 지키는 것이 좋으련만,

주말 토, 일요일 양 일 학교 일 관계로 주말 시간을 보낸다.

 

 아는 선생님이 보라고 보내준 파일을 보니,

시간을 죽이기에 딱 맞는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

그리고 카핑 베토벤이 있었다.

 

  2.

  오프닝 부분에선 현악4중주 "대푸가"의 선율이 흐르고

임종을 맞이하는 마에스트로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성 카피스트인 안나 홀츠와 베토벤과의 만남.

당시의 여성의 사회적 위치라는 측면에서 볼 때

남자의 영역에 해당하는 작곡을 한다는 것은 커다란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

 

  어린 시절 알콜중독자인 아버지 밑에서

돈벌이할 목적으로 혹독한 음악 훈련을 받았던 베토벤.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이 성장의 과정에서 그를 고집이 세고 비타협적인 인간으로  만들었으며,  

이러한 인간성이 기존의 권위에 대한 도전과 독자적인 예술 창조를 가능하게 한 근원적인 힘이 되었으리라.

 

  음악가로서 생명이랄 수 있는 청력의 상실과 사랑의 실패,

경제적인 어려움이 동반된 불안과 고통으로 인한 하일리겐슈타트에서의 죽음에 대한 생각.

결국은 이를 딛고 일어서는 초인적인 강인함.

들리지 않음을 마음 속의 느낌으로 표현한 표제음악 성격을 띤 교향곡 6번.

 그의 음악이 위대함을 말하는 것이리라.

 

  3.

  심포니 9번. 초연.

청력을 상실한 그에게는 지휘라는 것이 얼마나 버거웠을까?

그래서 안나 홀츠의 도움을 받게 되고

지휘 중 음악이라는 공통 분모로 인해서 서로 간에 교감을 느끼게 된다.

성악이 도입이 된 교향곡.

후대에 말러에 의해 적극적으로 도입이 되긴 했지만

그의 온갖 고통은 어디에서 끝날 것인가를 생각하며

곡이 절정을 향하면서

핸드헬드 기법을 이용한 화면은 다소 투박한 느낌을 주면서 떨린다.

고통의 끝은 환희이며, 인간의 승리인가.

곡 착상 후 30여 년이 넘어서야 완성된 9번.

다시금 시대를 뛰어 넘는 인간의 의지를 읽는다.

 

  4.

 
  베토벤을 분장한 애드 해리스의 지휘 동작이

뉴욕 필의 번슈타인을 닮았다.

깡총 거리며 뛰는 저 레니의 도약을 연상하게 되고,

한편으로 베토벤을 재현하는 듯한 분장술에 놀라게 된다.

 

 통독(統獨)시 세계 각국의 유수한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모아서

연합오케스트라를 조직하여 통독 기념으로

백발 성성한 머리카락을 날리며 지휘를 했던 번슈타인의 베토벤 교향곡 9번.

그는 "환희" 대신에 "FREEDOM 송가"로 명명하고

분단을 넘어 선 자유의 나라가 된 독일을 이 연주를 통해 축하했었다.

 

  4.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삶.

사회 전반의 모든 영역이 남성 중심이다 보니

재능은 있어도 사회로의 진출의 길은 막혀 있는 자유롭지 못한 삶.

 

  멘델스존의 경우.

그의 누이가 작곡등에 더 나은 재능을 보였지만

결국은 음악가로서의 길을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여성 지휘자는 찾아 보기 힘들다.

 

  5.

 

  묵은 음반을 꺼내 들어 다시금 곡을 들으며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

푸르트뱅글러의 51년 모노 실황반,

그리고 카라얀의 76년 스테레오반.

모노에서 느끼는 음원의 답답함.

그러나 한 편으로 실황 연주에서 느끼는 긴장감과 감흥이 몰려 오고

열기 넘치는 합창의 선율을 따라서

나의 손도 지휘자처럼 허공에 활개를 치면서 극적으로 밀어 부친다.

 

                         20080401         4월 첫 째날         나른한   봄날에

 

 
공기의 떨림은 인간의 영혼에게 얘기를 하는 신의 숨결이야. 음악은 신의 언어야. 우리 음악가들은 인간들 중 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지. 우린 신의 목소리를 들어. 신의 입술을 읽고 신의 자식들이 태어나게 하지. 그게 음악가야.         -<카핑 베토벤>의 대사 중-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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