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후령 넘어  청평사쪽으로 난 도로를 타고

오봉산엘 갔었지.

날은 흐리고, 바람마저 불지 않은 푸근한 날에.

산을 오르면서 뒤 편으로 보이는

소양댐의 가둬 놓은 물과 어디론가 이어져 있는 길.


  10여 년을 함께 산을 다닌 친구가 있어서

저멀리 강물이 있어서 좋았다.

새들이 살고 있지 않는 산은 적막하다.

간혹 까마귀의 울음소리만이 적막을 깨고,

타닥하니 어디선가 들리는 딱다구리의 나무등걸

두드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낙엽들은 쌓여서 부서진 채로 그대로 있고,

떡갈나무 바랜 잎들 사각이며 소리를 내고,

5봉으로 향하는 한 떼의 사람들.

일순간의 적막은 깨어진다.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다 반가워야 하는 데도

그렇지 못하는 자신.

주변 두리번 거리며 감상하면서 묵묵히 걷는 수 밖에.


  점심.

버너에 불 피우고 라면에다 만두까지 넣고

한 잔 술 기울이며,

지금의 행복을 오래도록 지속하자고

친구에게 이야기를 한다.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술 몇 잔에 취기는 오르고,

저 멀리 가야할 길 한 번 쳐다보고

친구 얼굴 한 번 보고.

술 잔 입에 한 번 대고.

그렇게 보낸 오후의 시간.


 10:00 산행시작 - 16:20 산행종료.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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