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 사고를 핑계 삼아 일방적으로 설악산의 대부분의 암장을 폐쇄한
공단의 처사에 대해 생각하는 아침나절
가을날은 계곡물을 타고 흐른다.
속초시민등산학교 등 여러 단체가 몰려서 북새통인 소토왕골 암장.
따스한 햇살을 받은 단풍은 붉게 타오르며 숨겨놓은 자태를 드러낸다.
암장의 길을 소개한 출력물을 들여다보며 올라갈 길을 확인하며
한편의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킨다.
물소리의 흐름 속 시간이 흘러가고
서로간의 우의를 확인하고 등반을 하며 보내는 시간.
고빗사위 지점에서 추락 그리고 다시 오름의 동작은 이어지고
따스한 가을 햇살이 등 뒤에서 밀려오고 밀려간다.
다리 위에 서서 흘러가는 물을 보며 길을 멈춘다.
아름다움은 언제나 순간적인 것을 생각하며
그 짧은 순간이 주는 강렬함을 기억하며
시간이 지난 뒤의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꿈꾼다.
한 잔의 술이 목구멍을 타고 흐르며
저 멀리 혹은 가깝게 보이는 바다는
지난 시간의 기억으로 흔들린다.
오가는 술잔에 가득 담긴 정은 오가고
서로간의 지난 시절에 대해 묻고 올바른 방향성을 모색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