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우재를 넘어 설악산으로 향하는 차들은 정체된다.
단풍철을 맞이하여 나도 행락객의 일원이 되어 느릿하게 움직인다.
비룡교를 넘어 폭포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며
원색으로 채색되어 가는 가을산을 본다.
흐린 날.
골짜기의 바람은 스산함을 느끼게 하고
다가오는 겨울이라는 계절을 생각하게 한다.
물소리 따라 오르며 가다가
경원대를 지나 우뚝 솟은 솜다리길을 넘어
산중에 우뚝하니 서있는 토왕폭포가 멀리서 우리를 맞는다.
지난 겨울 토왕폭을 오르려고 계획을 세웠지만
여러 가지의 외적인 사정으로 오르지 못했던
기억들이 상념이 되어 타고 흐르고
아쉬운 마음에 몇 장의 사진을 찍는다.
4인의 우정길.
우리보다 먼저 온 등반자로 인해 첫 피치부터 기다림이 시작되고
참으로 오랜만에 접하는 자연암 등반에 가슴이 설렌다.
대상에 대한 그리움은 언제나 사람을 동적으로 만들고
저멀리 보이는 토왕폭을 벗하며 오름짓을 시작한다.
뒤로는 경원대와 솜다리길을 오르는 등반자들을 보면서
한 발 한 발 내디디며 깊은 숨을 들이 마시며
자연과의 교감을 시도한다.
지리한 하산길.
꾸물거리는 날씨는 좋아질 기색이 보이지 않고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보지만 어둠이란 놈이 먼저 앞서고
옛날 별따 등반 후 알탕을 했던 기억과 그때 함께 했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어둠이 밀려 내려오는 시간에 헤드램프의 불빛에 의지해서 발길을 내딛는다.
뒤편으로 보이는 토왕성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