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철 산불관계로 여러 산들은 통행금지 중이다.
그래서 연중 개방이 된 치악산을 떠올렸다.
구룡사 쪽으로 들머리를 잡고, 공단내 주차료 4000원에다가,
게다가 사찰입장료 2000원을 또 받는다.
전날 내린 비로 계곡의 물들은 소리내어 흘러간다.
오르다 야영지를 보니,
옛날의 일들이 스멀하니 떠오른다.
전날 마신 술에다 아침 출발하면서 마신 술.
그때는 그렇게 마시고도 어떻게 올라 갔을까라는 의아심.
아무래도 점점 체력에 자신이 없어지기 때문이라는 생각.
올 봄에 본 첫 나비 - 부전나비를 보다.
다람쥐 뽈따귀에 무언가 잔뜩 물고 바삐 움직인다.
2시간 조금 넘어서 오른 산정.
배낭을 벗으니 등판부분에서 김이 모락하니 오른다.
그늘진 북사면은 아직도 얼음에다 눈이 섞여 있고,
전날의 비내림으로 맑은 하루를 기대했건만
흐림.
바람을 피해 탑주변에서 사온 김밥 꺼내서 먹는다.
냉이무침에 번데기 안주.
목으로 착 달작하니 넘어 가는 소주.
그리고 산정에서의 바람 소리. 좋다.
나도 언젠가는 공덕을 쌓아서 석탑을 쌓아 볼까하는 생각.
경주 남산 중턱서 맛 본 수제 아이스께끼.작년 가을 민둥산정에서 먹었던 아이스께끼가
갑자기 산정에서 왜 생각이 날까?
과거 상원사쪽서 종주했던 길을
흐릿한 시선으로 다시 쳐다보며
하산한다.
세렴폭포 갈림길.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다.
물가에 앉아 있다가 옛사람의 운치를 생각하며
탁족을 했다가
워메, 발목 절단되는 줄 알았다.
아랫 길.
바람이 잠들면 숲은 적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