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130706 공룡능선에서

바람동자 2013. 7. 8. 17:05

 봄날 설악산행에 대한 꿈은 이런저런 이유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름 날 게을러진 몸을 추스리며 설악에 대한 꿈을 다시 꾼다.

 

 브람스 교향곡 1번.

솟구치는 감정은 차창 저편으로 이어지고

리베라의 고잉 홈을 들으며 물끄러미 바라본 울산바위.

가슴은 뛰고 기억들은 서로 엉켜서 어지럽기만 하다.

 

 천불동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

왼편으론 물소리 요란하게 소리내며 따라 오르고

오르는 이 없는 여름 산을 호젓하게 오른다.

산색은 점차로 짙은 녹색으로 단일화되어가고

물소리 점점 희미하게 들리는 지점에서 시작되는 된오름길에서 발걸음을 잠시 멈춘다.

 

 보고자 했던 앵초, 솜다리 등 봄꽃들은 이미 사라지고

능선을 걸으면서 지난 봄날의 시간을 그려본다.

저 멀리 보이는 대청봉.

이어진 길은 추억 속으로 내닫고

다시 1275봉에 서서 아래에 위치한 천화대를 바라보며

산중에서 보낸 지난 시간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