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06102527 남도기행 # 3

바람동자 2008. 6. 18. 18:39

 마지막 날

어제 늦게 잠을 잤는데도 습관처럼 눈이 떠 집니다. 다시 눈을 감고 있다가

뒤척이면서 일어나 주변 북항쪽으로 나갔지요.

아침 외딴 주변의 섬으로 향하는 여객선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바쁠것도 없이 제 3자가 되어서 남들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

여행의 맛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보지요.

 아침 주변 식당 문 연곳을 봐 두고 숙소로 올라 가다가 닻 만드는

곳을 보았지요. 황동규의 시 한 구절 떠올리며 정착이라는 문제를

아침에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았지요.



 

 10시가 넘어서 장뚱어 해장국집에 들어가 우럭지리를 시켜 놓고

또 목포에 왔으니 식전에 낙지를 먹습니다.

아주머니 큰 그릇에 살아있는 낙지 담아내오고,

나무젓가락에 다가 된장, 기름장 가져 옵니다.

 

 과거에 여수 오동도에서 통째로 먹어 본 기억.

내가 머리에 내장과 먹물을 빼 달라고 하니 아줌마 말로는

그것이 진짜로 좋은 것이라 하네요.

옛날에 심이 없어 벌러덩 누운 소도 낙지 머리를 먹이면 일어섰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름장 보다는 된장에다 같이 먹은 것이 맛이 더 낫다고 하네요.

낙지가 조금 큰 관계로 ( 11월달 정도 되야지 오리진 세발낙지가 나온다고 합니다.)

토막내서 먹으니 어제보다 더 맛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 마리 먹고 나서 또 한마리씩 먹습니다.

 옆 샘님은 낙지 머리의 눈을 보더니 좀 꺼림칙한가 봅니다.

그것을 다른 분에게 패쑤하고.

우럭지리 먹으니 배가 불뚝 일어 섭니다.


  목포에 왔으니 홍어를 안 살수가 없지요.

동명동 쪽 종합수산 시장쪽으로 갔지요.

시장 주변이 거의가 칠레산, 국산 홍어를 다듬고 파는 곳이지요.

올해는 홍어가 많이 잡혀서 좀 가격이 싸다고 하네요.

좀 삭힌 것으로 한 마리가 15만원. 그래서 한 마릴 둘로 나눕니다.

코 끝을 얼얼하게 한 두엄에서 푹 삭힌 지릿한 내음이 나는 홍어를

생각하니 또 침이 꼴까닥 넘어 갑니다.

 



  인접한 항구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일하는 어부들의 모습을 또 물끄러미 봅니다.

갈매기 가볍게 날기도 하고, 물위에 모여있기도 하면서.

 

  서해고속도로를 타니 또 졸림이 밀려 옵니다.

오늘의 점심은 안면도.

한참을 자다가 깨니 홍성IC.

가을걷이가 끝난 서산 간척지 너른 들판엔 기러기 군단이 까맣게

도로 변 한 곳에 차를 세우고 바다 한 번 보고,  멀리 새들도 보았지요.

남쪽에서 느낄 수 있는 오후 한나절의 따스함.

좁다란 도로를 따라 꽃지해수욕장 쪽으로 갑니다.

작년과는 다르게 솟대 모양의 구조물울 여기저기 세워 놓았고,

일몰의 명소인 할망, 할미 바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지요.

 



 밤중에 도착했던 그곳엔 어둠 속에 빛나던 네온 불빛의 현란한 어지러움.

불야성이란 말이 맞았지요.

초입의 백사장 해수욕장 부근으로 기억이 되고.

다음 날 날이 밝아서 본 섬의 대부분은 팬션들이 차지하고 있었지요.

 

 또 수덕사 들러서 다시 찾았던 안면도.

그 때 본 서해 꽃지에서의 일몰. 그 붉은 빛을 떠올리게 되었지요.


  슈만 교향곡1번.

1악장을 떠올리며, 즐거웠던 날을 연상합니다.

슈만의 가장 행복했던 시절. 클라라와의 사랑이 결실을 맺었고

가장 삶의 의욕으로 충만했던 그 시절.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행복한 시절이 있겠지요.

비록 그것이 오래도록 기억이 되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만,

짧은 시간이라도 누릴 수 있는 행복감을 그는 그 시절 누렸을 겁니다.

가곡 시인의 생애와 사랑도 이 시기에 쓰여졌고, 그의 생명이 충만함을

음악을 통해서 느껴봅니다.

 

 백사장 해수욕장 부근, 삼호횟집서 점심을 먹었지요.

대하 생물 2키로에 전어까지.

대하 생물은 처음 먹어 보는데, 새우 살 특유의 달작지근한 맛이 납니다.

구워주시는 아주머니 말로는 암놈이 더 맛있다고 하네요.

가을 전어에서는 꼬소한 맛이 납니다. 가출한 며느리가 고 놈의 전어땜시 돌아 온다고 하지요.

 

 창 밖으로는 밀물 때라서 출어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분주하고요,

갈매기 떼.

날개짓 하며 하늘을 어지럽힙니다.

 


 

 하늘을 비상하는 갈매기의 모습을 보면서

이제 지리한 일상의 삶 속으로 들어가면서

올 가을 날  또 다른 비상을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