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13032324 춘클리지에서

바람동자 2013. 3. 25. 09:30

<기록>

 2013.03.23(토)  춘클리지 1P - 3P(4P 야간등반 후 4P 근처 비박)

 2013.03.24(일)  4P - 7P

 

 

 춘클리지에서 일박을 한다는 산행일정을 건성으로 보고

평상시 처럼 주섬거리며 배낭을 꾸린다.

카메라에다 렌즈를 무엇 하나 더 가져갈까를 생각하다가 80-200 줌렌즈를 집어든다.

짐을 줄여야 하는데 불필요한 것을 버리지 못한 것이 고행의 시작이었음을 기억한다.

 

 오후 4시 30분이 다가오는 시간에 장비 착용하고 1P를 오른다.

훈련을 목적으로 한 팀원은 빙벽화에 60-80리터의 대형 배낭을 메고

쉽게 넘어 다니던 1P 누운 오름길부터 뒤로 젖혀진 배낭은

등반자를 지상의 세계로 잡아 당긴다.

결국은 등반자 바위 턱을 넘지 못하고 배낭을 풀어

한 곳에 고정시키고 맨몸으로 넘어서 1P 완료 후 다시 하강하여 짐을 끌어 올린다.

 

 짐이 많다는 핑계를 대고 나는 1P를 우회하여 산길로 오르고

뒤를 이은 후등자 배낭을 메고 끙끙거리며 오른다.

오늘의 계획은 4P까지인데 지금까지 소요된 시간을 계산해 보면

4P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2P를 지나며 날은 어둑해지고 야간등반에 대비하여 헤드랜턴을 켠다.

바람 소리 사이로 들리는 등반자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고

의암 호수변으로 가로등  불빛 하나 둘 씩 켜지고

반대편에 선 삼악산의 그림자 호수면에 길게 드리운다.

 

 머리를 들어 바위의 잡을 곳을 살펴보려 하지만

배낭의 윗부분이 뒷머리를 눌러 랜턴의 불빛은 계속 아래로만 쳐지고

내리 누르는 배낭의 중압감에 결국은 3P를 오르지 못하고

미리 오른 후배가 내 배낭을 끌어 올린다.

 

 짙게 밀리는 어둠 속 지척을 구분하기 힘든 시간.

달빛 아래 우뚝 솟은 4P를 쳐다보며

이제는 배낭을 벗은 홀가분한 상태에서 4P를 오른다.

차디찬 바위의 감촉은 손마디를 얼얼하게 만들고

차량들의 통행마저 뜸한 밤 12시를 넘은 시간.

어디선가 불빛을 보고 날아온 나방 어지러이 춤을 추고

오르는 이의 열정은 밤의 적막을 가른다.

 

 4P 높다란 바위 옆으로 보이는 별.

북두칠성.

7개의 별자리 중 가장 희미한 별을 내 별이라 칭하여

낮게 떠도는 자의 삶을 동경했던 젊은 날의 기억은 밤을 거슬러 오르고

생사를 관장하는 칠성신과 그렇게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며 한뎃잠을 잔다.

 

 새롭게 일어 서는 아침.

뒤로는 의암호수가 함께하는 춘클리지길.

물의 상태를 최상의 선으로 보았던

노자의 말이 주는  의미를 생각하면서 호수 주변의 아침 풍경을 맞는다.

어제의 배낭 무게로는 이 길을 도저히 올라 갈 수 없다고 판단을 하여

아침 바깥세계로 길을 나서는 후배에게 짐을 던다.

나름 짐을 싸기 전 애써 가져 왔던 줌렌즈 몇 번 써먹지도 못하고

과유불급이란 말이 이런 것인가를 생각하고 마음을 잡는다.

스산한 아침 바람 속 서로에게 눈을 맞추며

짧았던 지난 밤 사이의 안녕을 묻는다.

 

 다소간 짐이 덜어져 등반에 대한 걱정은 덜해지고

어제 밤에 오른 4P 길을 다시 오른다.

차가운 아침 공기 속 다시금 전해지는 손의 얼얼함.

등반 중 잠시 쉬면서 손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고

호수면에 비친 산그림자에 내 모습이 보일까 뒤를 돌아다 본다.

길을 오르면서 물은 언제나 가까이 있고

내가 성장한 작은 도시가 왼편으로 펼쳐진다.

 

 그늘진 곳에 부는 바람은 아직도 쌀쌀해서 한기가 느껴지고

산정엔 봄을 맞은 아낙네들 삼삼오오 모여서

오는 봄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의암호를 배경을 삼아 사진을 찍는다.

오른 길 내려다 보며 부르는 옛노래.

 

 나무 자신의 자태가 적나라하게 보이는 이른 봄날.

생강나무 노란 꽃이 군데군데 피어서 봄의 색깔을 알리고

길가엔 일찍 나온 부전나비 날개를 움직이며 봄빛을 감싸고 있다.

 

 

 

 

 

2013.03.23(토)

1P 오르기

 

 

2P 오르기

 

 

3P를 향하여

 

 

3P 하강

 

달밤에 4P 바라보기

 

 

 

깊은 밤 4P 오르기

 

 

 

 

 

 

2013.03.24(일)

아침  주변 풍경

 

 

 

4P 정상

 

 

 

암상 교육 - 안자일렌(4P 정상)

 

 

6P를 향하여

 

 

 

최종 꼭지 7P

 

 

 

드름산 내려가는 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