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130310 제천 작성산 배바위에서

바람동자 2013. 3. 11. 09:04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바윗길 등반에 참가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청풍 호반가로는 메마른 벚꽃 나무들 줄지어 있고

그늘진 호수 아래론 아직도 다닥하니 달라붙어 있는 얼음 조각들.

봄으로 가는 시간의 추레하고 황량한 느낌들은 이어지고

따슨 봄날에 벚꽃 하얗게 피어 눈부시게 빛나는 날을 머리 속으로 그려 본다.

 

 무암골 들어 가는 길.

초입의 촬영 세트는 철거되고 절을 향해 난 굽은 길을 오르며 등반 대상지인 배바위를 본다.

바람은 산 위로 연실 타고 오르는 날.

주섬주섬 장비를 챙겨서 바위에 붙는다.

찬 바위의 감각은 손끝으로 오르고

오랜만에 바위길에 오르는 자가 되어 어설프게 몸을  움직인다.

잡을 곳은 보이지 않고 몸의 균형을 잡고 발로 디디면서 앞으로 가야하는 비탈길.

눈과 마음은 저만치 앞서 나가지만 우둔한 몸은 움직이질 못한다.

밀려오는 자괴감.

겨우내 실내 운동을 안 한 결과라고 자책을 하면서 선등자의 줄당김으로 간신히 오른다.

"무소유"(5.9) 길.

오른 길이 주는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저 멀리로 보이는 호수가의 푸른 물이 눈에 들어 온다.

 

 계곡 물소리 어지럽게 들리고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빛나는 물빛 속 봄은 그렇게 찾아 오고

물소리 벗삼아 봄날 오후 풋잠을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