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13022324 설악산 옥수골에서

바람동자 2013. 3. 7. 14:48

 가는 겨울이 아쉬워 눈을 만나기 위해 설악산 옥수골로 일박 산행을 간다.

야트막한 산에는 눈이 보이지 않고 멀리 보이는 산의 정산 부근에만 흰 눈이 보이는 시간.

많은 눈이 내렸음에도 제대로 된 심설산행을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 다시 찾은 옥수골.

 

 인기척을 느낀 동네 개들이 황태 덕장 사이로 일제히 짖어대고

바쁠 것 없는 우리는 골짜기를 따라 길을 오른다.

눈 위에 난 발자국에 낙엽들은 쌓여 골바람의 흔적을 알리고

지난 해의 기억이 길따라 펼쳐진다.

 

 타프를 치고 야영 준비를 한다.

모닥불을 피우면서 태우는 솔가지.

매캐한 내음은 어린 시절로 안내하고 있다.

너울거리며 타오르는 불꽃들을 바라보며

영화 <왕의 춤>의 춤동작이 생각이 나고

바탕을 깔고 있는 화려한 바로크의 고음악이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지난 이야기들이 안주가 되어 밤의 적막을 깨고

새로운 추억에 몸을 떠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