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130106 딴산에서 # 5회차
바람동자
2013. 1. 21. 20:50
전날 들이킨 술은 목구멍을 타고 넘지 못하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아침에 길을 나선다.
딴산 인공빙벽장에 걸려 있는 수많은 줄들.
오늘의 대상지를 바라보다가 밀려오는 숙취.
한 잔의 술로 달래보려 애를 쓰지만 간헐적인 두통이 찾아온다.
미리 설치한 텐트 안의 공기는 따사롭고
여기저기서 식솔을 거느리고 온 회원들간 나누는 인사소리가 정겹다.
한 번의 오름 후 다시 밀려오는 두통.
후회는 언제나 뒤에 찾아 오는 것.
이런 날에는 오름을 포기하고 잠시 쉬는 것도 하나의 방편인 것.
남들 오르는 것 잠시 구경하다가
지친 육신 달래기 위해 선잠을 잔다.
오후의 시간은 그렇게 지나가 버리고
주섬주섬 지난 시간을 주으려고 하지만 이미 지나가 버린 것.
다시 앞에 놓인 시간을 토닥이며 바라보는 딴산의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