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101 춘천마라톤
어제 춘천마라톤엘 참가 했지요.
근 4년째 계속 뛰어오고 있는데, 해가 가면 갈수록 자신이 없어
지는 것은 왜 일까요?
하긴 어제 보니 내 앞에서 뛰시던 분 연세가 58이라네요.
올해 동아마라톤에서도 나이 70이 다 된 분도 봤는데,
그 분들에 비하면 난 조족지혈이지요.
아침에 헐레벌떡 거리며 종합운동장에 도착해서
짐 맡기고 나니 출발시간이 됩디다.
선수출발 그리고 A조에서 부터 출발을 합니다.
나는 E조. 스스로에게 완주할 수 있다는 자기최면을 걸고
스타트라인을 통과합니다.
처음 10키로는 조금 천천히 뛰었지요. 다음 10키로도 조금은 느
리게.
날은 흐려있고, 서면 좁은 길로 마라톤 주자들의 발자국 소리만
이 지면을 울립니다.
가다보니 마라톤 주자를 위한 현수막이 2개나 걸려 있더군요.
서면의 어느 초등학교 출신인 2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고
다른 곳에선 한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오버 페이스를 하지 말자 하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 봅니다.
뛰다 보니 후배가 보여서 같이 뛰자고 하는데 오버페이스가 될
것 같아 내 페이스를 유지하고 뛰었지요.
서면 저 편으로 보이는 춘천댐 약수터 가는 길에 발빠른 주자들
이 뛰는 것이 보입니다. 나는 언제나 갈꼬 하고 멍하니 생각을
하다가 다시 10키로 지점에 도달했지요. 바나나 먹고 스트레칭
좀하고, 사실 마라톤은 30키로 이후 부터가 시작이지요.
20키로 넘어서 부터 설설 걷는 사람들 눈에 띄고
30키로 넘어서는 많이 눈에 뜁니다. 또한 다리에 경련이 일어난
사람 등등을 보며 마음의 한 구석에는 나도 걷고 싶은 편한 욕망
이 솟구치지요.
참고 멍하니 그렇게 뛰다보니 다시 10키로. 구 버스터미널 앞입
니다. 나머지 2키로. 운동장에 골인하는 모습과 또 한편으로 해
냈다는 성취감을 갖고 마지막 스퍼트를 다 합니다.
시계를 보니 4시간이 거의 다 되 가고 있고
그렇게 골인 했지요.
그 뒤 뒤풀이 한다고 아는 성님이 술을 사주셔서
어제 견자됐습니다. (개고기 + 소주)
지금은 집에 와서 돼지고기 삶고 있지요.
전번 출장가서 사온 흑산도 홍어에다 삼겹살 삶아서 묵은 김치
에다 싸서 삼합으로 또 한잔 주르륵 하면서 밀린 술이나 먹어야
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