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130105 구곡폭포에서 # 4회차

바람동자 2013. 1. 5. 19:36

 한파가 밀려 다니는 날

몸을 움츠리며 어둠 속으로 향한다.

동지 지났지만 아직도 아침나절엔 컴컴하고

머리 속으론 언제쯤이면 환해질까를 계산한다.

 

 화장실 안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구곡폭포 오르는 길을 따라 몸을 움직인다.

새 신발에 자연빙장 리딩에 저마다의 꿈은 부풀어있고

옮기는 발걸음마다 뽀드득이며 눈은 화음을 맞추고 경쾌한 아침을 시작한다.

 

 아침의 추위는 슬금거리며 다리를 타고 오르고

폭포 중턱 채 못 이른 곳에서부터 손에는 얼음이 가득하다.

잠시 멈추면서 바라 본 주변.

이른 아침의 적막감이 밀려오고

얼음 속으로 내리 흐르는 폭포의 물줄기가 사납다.

 

 시간 조금 지나면서 여러 사람들 모이기 시작하더니

이젠 줄들 어지럽게 늘어져

오선을 넘어선 팔선, 구선이 되어

길게 저마다의 나아갈 방향을 잡는다.

 

 한 번의 오름 뒤 추위는 한 꺼풀 꺽이고

다시금 오를 곳 생각하다가

팔색 구색의 길게 걸린 많은 줄들에 어지럼증을 느끼고

가져온 짐 주섬거리며 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