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121223 인제 용대리 매바위 인공빙벽장에서 # 2회차

바람동자 2013. 1. 5. 18:52

 백담사 들어가는 길 주변에 선 풍력발전기 느릿하게 움직였지.

차창 밖으로 보이는 소나무들 가볍게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지난 날 찾았던 매바위의 바람을 떠올렸네.

 

 차창 문을 열자 몸으로 전해지는 것은 세찬 바람.

눈물 그렁이며 과거의 기억들 떠올리고

그 기억들 더해져 다시 이자리에 섰었네.

바람은 얼음 위에 치려던 타프를 밀어 올리고 혹은 찢으며 그 존재를 알렸네.

그렇게 마주하게 된 바람.

억새풀의 스산한 움직임.

바람 타고 떨어져 내리는 얼음 조각.

그리고 둔한 움직임.

손끝으로 전해지는 알싸한 매바위의 겨울 날 기억.

 

 가고자 하는 길들 저 앞에 있었네.

부는 바람으로 가깝게만 느껴지지 않고

한 가운데 서서 바람의 움직임을 읽으려 했었네.

눈물 사이로 흐릿하게 길들 보이고

살아가는 일이 이보다 더한 것들도 많다고 되뇌이면서

겨울 바람 속 매바위에 섰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