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120114 구곡폭포에서
바람동자
2012. 1. 24. 20:27
모처럼 일찍 눈을 뜬 하루.
밤의 길이가 짧아진 아침 시간을 보면서
동지로 부터 지난 날들을 헤아린다.
눈 내리지 않은 올해.
다들 가뭄이라 말하고 터벅이면서 오르는 길.
바람마저 없는 날.
터덕이면서 도착한 구곡폭포.
일찍 올라온 보람을 느끼기.
선등 순봉 차분하게 오르고
마음도 폭포를 넘어 저멀리 하늘로 오르는 날.
매 번 느끼는 것이지만 언제나
오름의 동작들은 엉키고 꼬여서
지난(至亂)한 삶과 같은 것.
두 팔과 다리로 전해지는 힘을 느끼면서 오르는 등반의 순수함.
길들은 내려깔린 줄로 이어지고
잠시 내려다 본 좁은 세상.
시간 지나 무리의 사람들 오르고
그런 것에 익숙하지 못한 자
한 번 올랐다는 마음에 스스로를 위무하고
몸에 묶은 줄을 푼다.
곳곳에서 들리는 "낙(落- 낙빙(落氷))" 하는 소리.
자연에 취한 자에게 들리는 것은
樂, 樂, 樂 .............
그 해 겨울이 따스했을까를 생각하며
슬그머니 웃음을 지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