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060522 추억제 - 기린에서
바람동자
2008. 6. 18. 13:54
1.
어제 기린엘 갔었네.
가까울수록 지난 옛일들이 떠오르며, 그동안 잊혀졌던 말썽꾸러
기 아이들의 이름과 과거 지난 일들의 기억이 단편적으로 떠오른
다.
멀어지면 더러 잊혀지는 것을,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에 기억을 세워보지만
아는 이들이 떠난 자리는 그래서 공허하고 쓸슬하다.
2.
늘상처럼 곰배령을 오른다.
맑게 반짝이던 여름날의 강선골 시냇물을 기억하면서
주변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야생화를 가까이하면서,
개울가 주인없는 간이 카페에서 커피 한 잔하면서
계절이 더워가는 시간임을 느낀다.
역광으로 비추는 연한 녹색의 잎들,
맑은 물과 작은 폭포, 나를 따르며 오르는 물소리들.
하여 곰배령에 올랐네. 흐린 날로 인하여 시야는 좋지 못하지만
넓고 평평한 툭 터진 지형으로 인해 마음은 오히려 가볍다.
전번 진부령 쪽의 산행 땐 얼레지를 많이 보았는데,
이곳은 남쪽이라서인지 지금은 끝물.
카메라를 들이대보지만 잔 바람으로 인해,
초점을 맞추기가 어렵다.
가져온 약밥으로 점심을 대신하며 주변을 기웃거리며
오후의 한 때를 보낸다.
3.
연일 계속되는 술 속에 몸만 축난다.
그래서 몸보신하려고 보신탕 먹으러 가서 또 술을 먹었다.
계속되는 악순환.
어찌 끊을 것인가?
비오는 날의 잡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