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101228 데우랄리-MBC-ABC 101223_110106 안나푸르나 트레킹 # 5

바람동자 2011. 1. 11. 20:20
<시간 기록>
(08:15) 데우랄리(3,200m) - MBC(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3,700m) - (15:30)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4,130m)

 
데우랄리. 아침.
어제 오후에 호수를 통해서 졸졸 흘러 내리던 물은
밤새 추위에 얼어 붙어 한기를 느낀다.
촘롱에서 보였던 마차푸차레의 모습이 선연하게 보이고
보일 듯 보일 듯 올라가는 고산길.
오르다가 이 산의 뒷편에 위치하고 있는 오늘의 목적지 ABC.
보이지 않음으로 인해 자유로워지는 상상력.
한 편으론 고소에 대한 걱정으로 서두르지 말고 오르자는 생각.
오늘 내가 내디딘 한 발 한 발이 의미있는 발걸음이 되리라.

 MBC에서의 중식.
고산에서 500m를 올라가는 것도 두 시간이 훌쩍 넘어선다.
오를 수록 시야는 점점 넓어지고
녹색의 잎들은 찾아 볼 수 가 없다.

 MP3 꺼내 들고 브람스의 교향곡 1번(샤를르 뮌슈 지휘, 파리오케스트라 1968)을 들었어요.
눈을 들어 산정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보았지요.
설산에서 피어 오르는 설연과 함께
산은 온통 백색이었지요.
4악장의 호른 음이 길게 울려 퍼졌어요.
나른하게 산정에서 느끼는 정신의 고양감.
짧은 감탄사 하나 토해내지 못하고
묵묵히 그 산을 바라만 보았지요.

 8,000m 이상 급 산으로 인류가  최초로 오른 산.
안나푸르나 산스크리스트어로 "수확의 여신" 의미.
1950년 프랑스 원정대에 의한 등정.
그들은 짐을 줄이기 위해 나이롱텐트를 처음 사용한다.
등정 후의 대원들의 동상과 설맹으로 인한 실명.
역사상의 기록들을 살핀다.
 
 멀리 보이는 ABC.
보폭을 줄이며 숨을 깊게 들이 마시며 느릿하게 오른다.
단순하고 느릿하게 살고 싶어.
마음 속으로 여러 번 되내이면서
다시금 뒤돌아 보는 산.
마차푸차레가 거기에 있었다.
주변에 안나푸르나 3봉과 강가푸르나와 나란히 함께 하면서.
올려다 볼 때의 산과 내려 볼 때의 산.
다른 각도에서의 다른 모습.

 ABC 롯지에 짐을 풀고
뒷 편의 뷰포인트로 간다.
안나푸르나  남봉 그리고 강원대 산악부가 세 번만에 등정에 성공한 팡봉.
안나푸르나 1봉(8,091m)의 위엄. 
움푹 패인 빙하지대.
병풍처럼 흰산은 나를 둘러싸고
마차푸차레가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가니
룽다 주변에 산악인 추모 동판이 보인다.
잠시 그들의 죽음에 대해 추모를 하고
밀려 오는 한기를 느끼며 느릿하니 주변을 본다.

 오후 나절
지는 햇살을 머리에 인 마차푸차레 산정.
그리고 찾아 오는 추위.
산중에서의 하루가 간다.

<숙소> 안나푸르나 생츄어리 롯지 앤 레스토랑

      데우랄리에서 본 안나푸르나 남봉

      데우랄리
      MBC로 가면서 뒤돌아 본 마차푸차레
      모습을 나타내는 안나푸르나 남봉과 안나푸르나1봉(8,091m)
     MBC에서의 풋잠 - 설산을 꿈꾸는 오후에

       MBC에서 본 안나푸르나 남봉 주변

      뒤로 등지고 서있는 마차푸차레

       ABC를 향하여

      뒤돌아 보기(왼쪽부터 강가푸르나, 안나푸르나 3봉, 마차푸차레 )

      뒤돌아 보기 - 멀리 MBC가 보이고 마차푸차레 주변 산군


      ABC를 향하여

      뒤돌아 보기

      ABC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에서

      롯지 뒷편 뷰포인트에서

      롯지 뒷편에서 마차푸차레를 중심으로


      ABC에서 본 마차푸차레 - 꼬리는 어디로 갔을까?

WITH G10

      데우랄리에서 안나푸르나 남봉 올려다 보기


      데우랄리




      뒤돌아 보기 - 마차푸차레





      안나푸르나 남봉과 1봉을 배경으로

      마차푸차레를 배경으로 - 룽다.(오른쪽 산악인 추모 동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