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101102 시월애
바람동자
2010. 11. 2. 16:54
1.
가을 빛이 그리워 찾았던 시월의 산.
아침이면 산 안개에 가려진 산빛.
중청을 오르면서 본 알락달락한 가을 산색 .
그 색은 봄의 빛과 이어져있었지.
다시 찾은 귀때기청에서의 황량함.
넓은 잎들 바닥에 떨어져
발자국에 밟히는 소리로 그들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네.
9월 중순에서 10월 중순까지 자태를 뽐내던 산.
이제는 바람만 차갑게 느껴지고
계절이 순환하고 있음을 알린다.
연습 부족으로 뛰지 말았어야 할 춘천마라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참가를 결정했지.
단지 믿었던 것은 9월과 10월에 이 산 저 산을 다녔다는 것뿐.
사리판단을 명확히 해야하건만 의존했던 것은 주관적인 경험.
작년엔 운동부족으로 과감히 포기하였고
올초 얼음판에서 넘어져 3월 동아마라톤도 포기.
다시 일년 반만에 뛰었지.
운동부족의 심리와 이에 따른 육체의 반응은 언제나 상관관계에 있는 것.
10km 넘어 가면서 과거 올랐던 산행을 생각하며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암시를 하면서 슬금거리며 뛰었지.
다행이 근육통은 찾아 오지 않고
더운 햇살을 마주보며 그렇게 뛰었다.
13회의 풀코스. 4시간 39분의 기록.
완주했다는 데서 오는 자만감.
뛰고 나서 만용이 아닐까를 생각했다.
2.
브람스의 음악을 들었어요.
지금도 피아노 5중주곡을 듣고 있지요.
아침나절이면 쌀쌀한 날씨때문에 몸을 웅크려가며 더 들었지요.
가을은 곳곳에서 그 흔적을 알리고
깊어감 속으로 빠져들기 위해 브람스를 들었는지도 모르지요.
데이빗 린치의 영화를 보았지요.
과거에 본 이레이져 헤드.
그리고 멀홀랜드 드라이브.
영화 해설에다 남들이 쓴 글에다 읽어 보았지만 영화가 어려웠지요.
그리고 로스트하이웨이를 보고 또 남이 쓴 글 읽어 보고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넘나드는 카메라기법에
인과의 순리를 무시하는 난해함까지 또 좌절했지요.
광란의 사랑.
성냥개비의 불꽃처럼 우리의 사랑이 정열적일 수 있다면.
트윈픽스 극장판.
둔한 자 단순함에 길들여진 머리를 쥐어짜지만 이미지는 연결되지 않았지요.
그래서 집어 든 것이 영화 이해의 길잡이 책.
다시금 읽지만 개념은 잡히지 않았지요.
3.
10월 읽은 책.
이경민, 경성 사진에 박히다, 산책자
박노자의 만감일기, 인물과 사상사
김경훈, 뜻밖의 한국사, 오늘의 책
임동헌, 디카 씨 디카 SEE, 도솔
최성현, 산에서 살다, 조화로운 삶
정재형, 영화 이해의 길잡이, 개마고원
1.
가을 빛이 그리워 찾았던 시월의 산.
아침이면 산 안개에 가려진 산빛.
중청을 오르면서 본 알락달락한 가을 산색 .
그 색은 봄의 빛과 이어져있었지.
다시 찾은 귀때기청에서의 황량함.
넓은 잎들 바닥에 떨어져
발자국에 밟히는 소리로 그들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네.
9월 중순에서 10월 중순까지 자태를 뽐내던 산.
이제는 바람만 차갑게 느껴지고
계절이 순환하고 있음을 알린다.
연습 부족으로 뛰지 말았어야 할 춘천마라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참가를 결정했지.
단지 믿었던 것은 9월과 10월에 이 산 저 산을 다녔다는 것뿐.
사리판단을 명확히 해야하건만 의존했던 것은 주관적인 경험.
작년엔 운동부족으로 과감히 포기하였고
올초 얼음판에서 넘어져 3월 동아마라톤도 포기.
다시 일년 반만에 뛰었지.
운동부족의 심리와 이에 따른 육체의 반응은 언제나 상관관계에 있는 것.
10km 넘어 가면서 과거 올랐던 산행을 생각하며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암시를 하면서 슬금거리며 뛰었지.
다행이 근육통은 찾아 오지 않고
더운 햇살을 마주보며 그렇게 뛰었다.
13회의 풀코스. 4시간 39분의 기록.
완주했다는 데서 오는 자만감.
뛰고 나서 만용이 아닐까를 생각했다.
2.
브람스의 음악을 들었어요.
지금도 피아노 5중주곡을 듣고 있지요.
아침나절이면 쌀쌀한 날씨때문에 몸을 웅크려가며 더 들었지요.
가을은 곳곳에서 그 흔적을 알리고
깊어감 속으로 빠져들기 위해 브람스를 들었는지도 모르지요.
데이빗 린치의 영화를 보았지요.
과거에 본 이레이져 헤드.
그리고 멀홀랜드 드라이브.
영화 해설에다 남들이 쓴 글에다 읽어 보았지만 영화가 어려웠지요.
그리고 로스트하이웨이를 보고 또 남이 쓴 글 읽어 보고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넘나드는 카메라기법에
인과의 순리를 무시하는 난해함까지 또 좌절했지요.
광란의 사랑.
성냥개비의 불꽃처럼 우리의 사랑이 정열적일 수 있다면.
트윈픽스 극장판.
둔한 자 단순함에 길들여진 머리를 쥐어짜지만 이미지는 연결되지 않았지요.
그래서 집어 든 것이 영화 이해의 길잡이 책.
다시금 읽지만 개념은 잡히지 않았지요.
3.
10월 읽은 책.
이경민, 경성 사진에 박히다, 산책자
박노자의 만감일기, 인물과 사상사
김경훈, 뜻밖의 한국사, 오늘의 책
임동헌, 디카 씨 디카 SEE, 도솔
최성현, 산에서 살다, 조화로운 삶
정재형, 영화 이해의 길잡이, 개마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