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411 흐린 날 아침에
1.
1학년 아그들 수학여행 떠나니 마음에 좀 여유가 있네. 전담이라공 같이 가자고 했는데, 제주도 10여 번 이상 간 곳이라 한라산을 오르면 모를까 사양하고 나니 마음이 좀 한가하다.
요번 주 까진 말러 음악 리싸이클을 끝내려고 하는 조급증과 강
박증에 다시 사로잡힌다. 하긴 교향곡이 긴 것은(3번) 100분이 훌쩍 넘어가니. 게다가 그의 음악 바닥에 깔려 있는 죽음의 불안과 고통과 슬픔이 듣는 것 자체를 용이하게 하는 것은 아니고. 10여 장 넘은 음반을 뒤적이며 보니 게다가 3번과 8번의 비됴테
잎도 있네.
계속해서 들어야 하는 것을.
없는 시간과 곡의 난해함과 무딘 감정을 탓하여야 할 듯.
2.
성인클럽 쑈걸의 강한 여자 나탈리는 내면이 더 강한 남자 앞에서 무너지고 사랑을 희롱의 대상으로 생각하려던 상드린은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한 남자 앞에서 허탈감에 빠져 버리는 내용의 나에겐 난해한 프랑스 영화 "남자들이 모르는 은밀한 것들".
처음부터 스트립쑈의 파격적인 장면이 나오고 동성애에다가 뭐 여러가지가 나오는데 보고 난 후 알쏭달쏭해서 "씨네21"들어가서 정성일의 영화 평을 보니 더 어지럽다. 영화 평론가들이 작품을 너무 어렵게 현학적으로 설명을 하려하니 나같은 무지랑이가 알겠는가? 오히려 더 내용의 이해에선 앞이 보이지 않는다. 좀 쉽게 쓰면 어디가 덧나나?
하긴 감독의 의도가 단순한 것에 있지않고 인간 내면의 욕망이라는 것을 영상과 음악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복합적이겠지.
절대 사랑해서는 안된다는 원칙. 자기가 그어 놓은 선을 넘는 자의 모습. 모르겠당. 나로선 뭘 잘모르니 비추.
중요한 것은 겉의 화려함이 아닌 내면의 강직함인가?
3.
사랑에 빠졌던 사람들은 알리라.
비록 서로간에 시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과거의 함께 했던 감정과 시간들이 반추되면서 서로의 머리속에 겹겹이 공유되어 불쑥불쑥 미칠듯한 그리움이 솟아나는 것을 .
메모리.
- 브로크백 마운틴을 보고.
일욜 밤 영화를 보고 마지막에 나오는 주제곡 듣고 영화의 종영을 알리는 불이 켜지고주위의 사람을 보니 10여 명.
동성애 코드가 우리네의 정서엔 맞지 않는가 보다.
4.
오랜만에 산에 갔다오니 넓적다리에 알이 배었다. 걷는데 퍽퍽하다. 하긴 2주정도 못갔다고 삼악산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심을 소진하였으니.
오르다가 똬리를 틀고 위협하고 있는 까치독사를 봤다.
이 짜슥이 두 어 번인가 물려고 용을 쓴다. 쏘주 한 잔 생각이 간절했으나 그냥 참았다. 산정 부근의 진달래는 그저 망울만 웅크리고 있다.
꽃 필때 다시 와서 사진도 좀 찍고 계절의 아름다움을 느껴야지.
0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