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를 위하여

100623 KBS 교향악단 춘천시 연주회에서

바람동자 2010. 7. 1. 15:48
 햇살 길게 늘어지는 오후
강대 백령아트센터에서 하는 KBS 교향악단 춘천연주회를 
감상하기 위해 서둘러 몸을 움직인다.
좌석권을 일찌감치 교환하고 남은 시간은 
자발리쉬가 지휘하는 슈만교향곡 4번을 씨디로 듣는다.

 오랜만에 대하는 KBS 교향악단.
제 1바이올린 주자는 그대로 인 것 같고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 서곡을 들으며
나도 함께 음악으로 표현된 여행 속으로 빠져든다.
이미 교향곡 3번과 4번이 스코틀랜드, 이탈리아여행 체험의 산물이고 보면
십여 차례의 좋아하는 영국에의 여행.
그리고 바라 본 핑갈의 동굴.
눈을 감으며 떠올리는 마음 속의 풍경들.
바닷가에 위치한 동굴, 부서지는 파도
내리쬐는 맑은 햇빛.

 지난 시절에 대한 향수. 혹은 그리움.
로코코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들으며 생각을 한다.
차이콥스키가 모차르트를 추억하면서 쓴 곡.
서주와 주제부에 이어지는 7개의 변주.
반복 변조. 우울.
첼로의 음이 더 가늘고 낮게 들리고
지나가 버린 것들에 대한 회상.

 우예주를 다시 만났다.
3년 전 춘천시향과 시벨리우스 바이올린협주곡을 협연했었고
이번에는 치고이너바이젠으로 그녀를 다시 만났다.
보잉의 동작에 따라 그 소리는 가늘고 혹은 길게 
여운을 남기며 현의 움림은 흐느적인다.
2부에서 3부로 곡이 진행될수록 호탕 경쾌해지며
지휘자 어깨춤 들썩이며 춤사위로 지휘하고 있다.

 교향곡 4번을 들으며
젊은 날의 패기와 열정을 생각하고
한편으론 행복했던 날들에 대한 상념에 빠져 본다.
클라라와의 결혼이후 
작품에 나타나는 정열을 생각하며
내게도 passion이 남아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서울 춘천간 고속도로가 개통이 되었다고 하지만
지방 공연을 온 교향악단은 청중들의 끊임없는
박수에도 불구하고 총총히 악기를 들고
바쁜 발걸음 움직인다.



<프로그램>
- 멘델스존 헤브리디스 서곡 작품 26
- 차이콥스키 로코코주제에 의한 변주곡 작품 33 (첼로 임경원)
- 사라사테 치고이너바이젠 작품 20 (바이올린 우예주)
- 슈만 교향곡 제 4번 D단조 작품 120
 KBS 교향악단  지휘 데이비드 스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