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100307 드름산 그리고 의암암장

바람동자 2010. 3. 8. 15:38

 2월말 이후 계속되는 음주로 몸과 마음은 지쳐 있었다.
3월 첫 일요일 간신히 몸을 추스르며 배낭을 꾸린다.
몸을 움직이지 않은 것이 한 달이 훌쩍 넘어 버렸고,
이제는 몸의 상태도 확인할 겸해서
마음 다잡고 집을 나선다.

 드름산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기 전부터
불어 오는 바람에 머리는 휑해지기 시작했고
군데군데 남아 있는 눈을 보면서
봄이라는 계절이 아직 저멀리에 웅크리고 있음을 생각한다. 

 가지에 쌓인 눈을 이겨내고
푸른 빛들을 보이기 시작하는 소나무.
지난 가을의 잔해를 보이는 떡갈나무 마른 잎들.
늦가을의 황량함과
이른 봄의 산 주변의 풍경은 맞닿아 있다.

 추위에 바위를  잡은 손끝이 얼얼하고 
손은 곱고 경직되고 부실한 몸 추스리며 바위에 오른다.
의암호에서 부는 바람.
그리고 첫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