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10010507 제주 직원연찬회 #3 - 100106 한라산 등산(성판악-진달래밭-성판악)

바람동자 2010. 1. 11. 11:08

1.
 한라산에 오르기로 한 날
전날 정보의 부실이 결국은 정상에 이르지 못하게 하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겨울 한라산 정상에 서려고 했지만
늦은 출발 시간과 이십 여 명이 넘는 많은 인원으로 인해
산행은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머물렀다.

 작년에도 정상에 올랐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아 위로했지만
한편으로 아른거리는 정상 등정에 대한 욕망을
떨칠 수가 없었다.
어지럽게 휘날리는 눈발처럼
오르지 못한 자의 마음은 흐릿하다.

2.
 흩날리는 가는 눈발에
장갑은 이미 젖어서 손의 감각은 둔하다.
바지 주머니에 장갑 낀 채 손을 넣고
터덕이면서
백색의 터널을 지나간다.

 "성판악 코스는 지리해.
잡목 속에 갇혀진 주변의 풍광을 볼 수 없어서"
마음 속으론 잡다한 생각들이 이어지고
눈을 들어 나무들에 둘러싸인 하늘을 보고
주변은 온통 백색의 군단이 도열해 있다.

 발밑으로 전해져 오는
푹신한 눈의 감촉.
온 감각을 동원하여 겨울산의 정취를 느끼려하지만
그칠 줄 모르는 바람에
다시금 흐릿해지는 시각.
둔해지는 감각을 한라산 중턱을 내려 오며 느꼈다. 

3.
 슈만의 피아노협주곡을 듣는다.
소원했던 클라라와의 영원한 만남이 이루어졌고
"시인의 사랑" 등 창작열에 불타 올랐던
클라라와의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지난 시절 생각하며 잠시 상념에 빠진다.

 차에서 아쉬움을 가지고 되돌아 보는 산.
언제나 그 자리에 그 산은 있을 것이다.


시간기록
 (09:50) 성판악 - (11:40) 진달래밭 대피소 , 중식 - (14:40) 성판악 총 4시간 50분 소요


      진달래밭 대피소 부근







      진달래밭 대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