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를 위하여
061124 엘피판을 들으며
바람동자
2008. 6. 18. 09:36
오랜만에 턴 테이블에 엘피판을 올려 놓았다.
회전수가 불규칙 하더니 한 10여분 공회전으로 돌리니 정상으로
돌아 온다.
파헬벨의 캐논을 여러 악기를 써서 연주한 것을 들으며,
문득 과거로 되돌아 가고 있었다.
엘피판 만지작 거리며 그 때의 일들이 어슴프레하니 생각이 나
고, 너덜한 쟈켓에 쓰여진 구입 날자.
20여 년이 지난 것들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
집안에서도 20년 이상 묵은 물건이 몇 개나 있을까를 생각해 보
지만 선뜻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없다.
오랜만에 일찍 귀가해서 책을 읽는다.
김훈,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세상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노라며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지고,
또 그의 감칠맛 나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든다.
FTA 반대 집회에 관한 신문의 기사를 보고,
전우익의 글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를 떠올리기도 하고,
국민의 정서를 부추키는 전투적인
아침 모 신문 기사의 제목을 보면서
출근하려고 나오다 보니
아파트 앞 길에서 교대 학생들 몇명이 모여서,
교원 선발의 부당성에 관한 내용을 알리는 피켓을 들고 있다.
설악산에는 눈이 쌓였다고 하고,
멀리 보이는 산정에도 눈은 조금씩 보인다.
아침, 올 겨울의 일기예보처럼 날 따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