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091212 추억제 - 월출산에서
바람동자
2009. 12. 14. 12:48
1.
멀리서 본 산과 더 가까이 갔었을 때
평야지대에 우뚝하니 서 있는 월출산을 보고
우리들은 산에 오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지.
마음 다져 먹고 올랐던 산.
튀긴 통닭을 들고 앞서 오르는 사람 때문에
지금도 통닭의 냄새를 맡으면 그 산이 생각난다.
지나간 시간 속 월출산의 기억들.
아침나절 산은 운무에 싸여
지나간 흔적을 찾을 수 없다.
2.
새롭게 보수한 출렁다리를 지나며
아래를 내려다 보아도 보이는 것은 떠도는 작은 물방울뿐.
앞 선 사람의 모습 흐릿하니 사라지고
운무 속에서 길을 걸으며
마음 속으로 과거 올랐을 때의 풍경을 그려보며
신령스런 바위가 있는 곳의 영암
그리고 바위 봉우리들 사이로 떠오르는
달밤의 정경을을 상상했었지.
천황봉을 내려와 구정봉으로 향하는 중
운무는 점차 걷혀 가고
주변의 숨겨진 풍광들이 자태를 내보였지.
돌아다 보니
천황봉의 정상 부근에는 아직 운무에 뒤덮여 있고
병풍 모양의 바위 산.
너른 평야가 시원스럽게 앞으로 다가 서고
구정봉 주변의 바위 형상이 다채롭다.
3.
구정봉 정상 아래에 위치한 마애여래좌상.
꽉 다문 입에서 느낄 수 있는 장중한 인상.
십이월 십 이일.
미리 유명을 달리한 동생과의 추억을 기억해 내며
그의 극락왕생을 산중에서 빌었네.
600미터 산 위의 바위에서 만난 여래상.
경주 남산에서 만났던 불상과 마애불.
민중들의 어떤 발원력이 이토록 강하여
산 위의 바위에다 여래상을 새겼을까를 생각했었네.
4.
미왕재로 가면서
산은 보드라운 흙을 머금는다.
발밑으로 전해져오는 가벼운 감촉을 느끼며
듬성하니 핀 붉은 동백꽃을 보았네.
풍수지리와 관련된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도갑사.
너른 경내엔 곳곳에 새롭게 단장한 건물들이 보이고
옛 흔적 남아 있는 오층석탑을 배회하다가
공사 중인 해탈문을 지나면서
다시금 월출산을 바라 보았네.
시간기록
(08:00) 탐방지원센터 - 천황사 - 구름다리 - (09:37) 천황봉 - 바람재 - (11:25) 마애여래좌상 - (12:25) 구정봉, 중식 - 미왕재 - (13:40) 도갑사 총 5시간 40분 소요.
월출산 마애여래좌상 국보 144호,
도갑사 해탈문 주심포집이지만 다포 집의 양식 가미된 특이한 건물 국보 50호
sub with G10
월출산 주봉 천황봉
마애여래좌상 상호 부분
구정봉에서
도갑사에서
그리고 주카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