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091017 월정사 산사음악회에서
바람동자
2009. 10. 19. 10:36
월정사 산사음악회를 갔었네.
가는 도중 간간이 뿌리는 비에
우산 안 가져 온 것에 대해 걱정을 하고
시간에 대기 위해서 바삐 몸을 움직였지만
결국은 십 여분 늦게 도착하였지.
밀려 오는 어둠 속
다리를 건너며
계곡 물에 띄워 놓은 연등을 보았지.
적광전 앞 팔각 9층석탑 앞에 설치된 무대에는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서
이미 시작된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지.
비온 뒤 가을 밤 바람의 스산함이
중생들을 감싸고 있었고,
조명을 받은 탑과 주변의 사찰들이
어둠 속에서 빛을 발했네.
밤중에 허위허위 찾은 월정사
고즈넉한 사찰의 가을 빛을 감상도 못하고
음악회 끝난 뒤 그나마 사찰 주변을 걸어도
음악회 뒤의 어수선함에 밀려서
마음은 진정이 되지 않는 것.
김영동의 "선"의 선율을 마음 속으로 그리면서
증개축된 선원 등으로 좁아져 가는 사찰 경내 주변을 보며
옛날 월정사의 호젓한 모습을 떠올렸었지.
그렇게 가버린 시간들.
돌아오는 차 안에서 테잎으로 들은
현을 위한 아다지오.
그리고 아다지오.
가을의 스산함과 적적함이 차창 밖으로 밀려오고.
새로 준공한 만월교 위로 흐르는 바람과 펄럭이는 깃발.
어둠 속에 보이는 전나무 숲길.
그해 가을날 밤 오대산에서 보낸 기억들이 그렇게 되살아나겠지.
킹스턴 루디스카(자메이카풍 연주 )
두드락(퓨전 퍼커션)
이선희(녹슬지 않은 가창력)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그리고 연등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