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011 토왕골 "별을 따는 소년들" 리지에서
단풍 시즌의 설악동 주차장.
어림잡아 백 여대가 넘는 버스들이 주차장에 모여 있다.
바야흐로 설악의 가을은 수많은 행락객들이 모여 드는 때.
설악동 입구에서 주변의 산들을 건성으로 쳐다보며 발걸음을 옮긴다.
이른 아침 토왕골을 들어서면서
골짜기의 시린 바람이 밀려오고
군데군데 붉게 물든 나뭇잎들이 눈에 띈다.
“별을 따는 소년들”
오늘 우리가 가야하는 리지 길.
들머리를 찾아서 계곡을 오르며 보이는 토왕폭포의 상단.
가느단 물줄기 계속해서 내려오고
마음은 오랜만의 리지를 한다는 생각에 즐거웠고
게다가 토왕폭포 주변의 가을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안복(眼福).
등반대상지에 도착을 했을 때에는 이미 앞선 팀들이 있었다.
마지막 등반자 힘들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올챙이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린다.
그리고 우리 팀 뒤로 다른 팀들이 꼬리를 물고
급기야는 경원대리지팀들은 앞선 많은 등반자 관계로
대상지를 다른 곳으로 변경한다는 무전이 날라온다.
왼편으로는 솜다리리지 길이 보이고
오르면서 오른편으로 보이는 토왕폭의 숨겨진 속살들.
등반을 하면서
왼편 오른편 그리고 뒤에서 들리는
등반자들의 외침과 바람 소리 어울우고
솜다리리지를 오르는 등반자를 보면서
세 번이나 솜다리리지를 하려 했었지만
끝내 오르지 못했던 과거 못 다 이룬 꿈을 생각한다.
등반자의 모습은 실루엣으로 다가오고
못 다한 꿈은 채색되어 가을빛을 띄고 있다.
토왕좌골 리지를 하고 있는 우리 팀들을 보며
서로 간 손을 흔들며 그리움을 전하고
웅장한 폭포의 정경과 등반자들 어울려
가을날의 한 폭 풍경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문득 채색되어 버린 꿈을 일으키고 싶어졌지.
떨어지는 폭포 물소리 사이로 흐르는 시간.
멀리서 보면 인간도 자연 속에서 한 점으로 보이는 것.
가을 토왕골에서 나는 알았네.
인접한 솜다리 리지길을 등반 중인 다른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