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090806 대관령국제음악제 저명연주가 시리즈

바람동자 2009. 8. 6. 23:31

  대관령국제음악제 구경하려고 용평엘 갔었지.
선자령쪽으로해서 비잉 돌려고
카메라를 주섬거리고 챙겨 왔지만
역시나 날이 흐리고 가벼운 빗방울이
차창으로 날리고 가스가 가득 끼어서
사진찍는 것은 생각을 접어야 했었지.
태풍은 올라 온다고 하고
서둘러 바다를 떠나는 피서객 무리들이
고속도로에 행렬을 이루었지.

 오랜만에 찾은 연주회
용평리조트 타워콘도 1층 눈마을홀에 들러
티켓을 구입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용평으로 다시 나섰네.
날씨가 좋아질 기미가 있는가를 알기 위해
차창 밖 저멀리 있는 산을 보지만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네.

 음악제 올해의 주제는
WHAT,S IN A NAME ?
오늘 연주는 카겔의 세 연주자를 위한 대결,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번, 
차이코프스키 피렌체의 추억.

 카겔의 작품 연주는 현대곡이라서인지 
생소하고 낯설었다.
연주자가 "올레, 노"하고 탄성을 내지않나
게다가 연주자의 퍼포먼스까지 가미가 된
난해한 곡이었다.
타악기 연주자는 각종 타악기를 두드리고
지시하고 지휘하고 이에 따른 첼로 주자들이 응답을 하고
어떤 때는 소음 쪽에 가까웠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번.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을 
듣노라면 나른한 봄날의 오후가 연상이 된다.
10번은 들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백호머리를 한 바이올린 연주자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서로에게
말을 걸며 대답하며 속삭인다.

 피렌체의 추억.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두오모성당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연주단체명도 미켈란젤로 현악4중주단이라서
피렌체라는 지명과 어울리는 것 같다.
현악6중주.
함께 어울려 울림을 만들어 주고
주선율을 위해 뒷받침해주는 각 악기들의 호응.
1악장의 끝부분을 무섭게 몰아 부쳐서
한순간 긴장감마저 일고
머리 속으로는 잊혀졌던
옛 추억들을 더듬는다.

 연주 후 연주자들이 객석에 나와 앉아서
다른 연주자의 연주를 경청하고 있다. 
강효 예술감독을 비롯한 연주자들을 
직접 가까이에서 보는 안복을 누렸다.

 태풍 몰고 올 비가 내리고 있었지.
선자령에서의 야경과
대관령 옛길로 가려던 계획을 접고
고속도로로 방향을 바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