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090805 동해 추암 아침

바람동자 2009. 8. 5. 13:44
 새벽나절 잠이 깼었지.
전날 마신 술의 양과 잠잔 시간을 계산하고
몸을 움직였었지.

 고속도로를 타고 가며
보이지 않는 바다
머릿 속으로 그리면서
브람스교향곡 1번을 들으며
추암을 향했었지.

 이미 부지런한 몇몇의 사람들은
삼각대를 펼쳐 놓고
해 뜨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봄날 오징어를 질겅거리며
바라 본 바다.
여름날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백사장변을 어지럽히고
멀리 해가 뜨는 쪽을 응시하며
서성이며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지.

 잠깐 사이 해는 모습을 보이고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발 빠른 자 카메라 주섬거리며
그 바닷가 떠나버리고
우둔한 자는 그저
다시금 구름 밖으로 해가 나오기를
지리하게 기다렸었네.

 잠시 빛이 보였고,
다시 들어가고
어찌할거나를 생각하다가
바다위에 우뚝하니 솟은
추암 한 번 더 바라보면서
길을 나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