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09071112 추억제 - 비선대 산장에서
바람동자
2009. 7. 15. 09:07
1.
7월에서 9월까지 한시적으로 개방되는
천화대 리지길 가기 위해 몸을 움직였었지.
이미 등반 예정일인 일요일에 억수같은
비가 내린다고 기상예보는 알리고 있었고
출발하는 시간에
차창 밖으로 비는 흩뿌리고 있었네.
2.
늦은 시간
밤하늘 별도 보이지 않은
비선대 산장에서 짐을 풀었지.
처마 아래 떨어지는 빗줄기를 보면서
내일의 등반에 대한 희망은
단순한 소망으로 이어졌었지.
어슴프레 보이는 적벽과 무명봉
그리고 우리가 올랐던 장군봉을 보면서
지난 일 안주 삼아 술을 홀짝거리며 털어 넣었지.
그리고 떠올렸었네.
그해 여름 날 들었던 키스 자렛의 "퀼른 콘서트"
피아노의 명징한 울림 속에서
가볍게 나르고 있는 나의 마음과
연주자의 탄성 속으로 서서히 빠져 들었었지.
늦은 밤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며
바위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 했던
5박 6일의 등산학교 암벽반 추억.
아마, 다른 여름 날.
비선대산장에서 묵으면
그 기억들 스멀거리며 살아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