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09062021 다시 울산바위에서 # 1 (돌잔치길)

바람동자 2009. 6. 23. 22:51

 토요일 오전부터 추적하니 내린 비로

전 번 주 비 오는 관계로 탈출했던

울산바위의 바윗길을 다시금 생각했었네.

계속해서 하늘을 쳐다보며

일요일 등반에 대한 걱정이 앞을 섰었지.

 

 관리인이 없는 설악산 입구 매표소를 지나며

속물인 나는 손가락을 꼽아 가며

안 낸 돈을 계산하고 있었지.

 

 습도 높은 밤의 눅눅한 공기가 밀려오고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하여

계곡에서 내려오는 요란한 물소리만 들으며 올랐지.

 

 울산바위 입구 매점 앞에서

한뎃잠을 자기 위해 짐을 풀면서 하늘을 보았지.

구름 속에 갇힌 어두운 하늘만큼이나

마음은 무거워지고

술 한 잔씩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물 먹은 닭처럼 하늘 또 쳐다 보았지.

흰 구름 속 별이 보이기 시작하고

우리들의 마음도 맑아 가고 있었네.

 

“별은 밝게 빛나고”

한 시간 뒤에 처형되는 주인공 카바라도시가

토스카와의 지난 날의 추억과 뜨거웠던 사랑

그리고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부른 아리아.

가사의 내용처럼 내 사랑의 꿈은 영원히 사라질 것인가를

생각하며 늦은 밤

하늘의 별을 올려다 보았지.

 

 이상하지.

밤에는 산에서 바람이 아래쪽으로 내려오는데

산 위로 오르는 바람에

젖은 나무들 물방울 뿌려 잠시 몸을 움추렸지.

철 모르는 날벌레

랜턴 불빛을 따라 모여 들고

바닥으로 오르는 땅의 기운을 느끼며

더 많아 진 하늘의 별들을 보며 한뎃잠을 청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