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090531 설악산 신선벽 환영길

바람동자 2009. 6. 1. 17:21

 설악산 신선벽 가는 길
문득 여름 한 때를 보냈던 그 계곡의 물소리가 듣고 싶어 졌었네.
비록 물의 양은 줄었지만
계곡의 물소리는 바람소리와 어울려 등반내내 벽으로 타고 올랐었지.

 신선벽 환영길.
머리를 들어 푸른 하늘 사이로 보이는 오늘의 등반지를 보고
계곡 골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와 여름날에 한기를 느꼈지.
속절머리 없이 나도 신선벽에 붙으면 신선이될까를 생각하면서
한 주 내내 지친 몸의 버거움을 느끼며 올랐었네.
새 암벽화를 신고 믿을 건 신력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그 알량한 실력은 어디로 갔을까를 곰곰히 생각하고
지나 간 한 주가 육체의 부담으로 다가 섰었네.

 건너편의 코락길과 타이탄 길에는 몇몇의 사람들이 붙어 있고
주변으로 보이는 5월말 가리산 자락의 짙은 녹색의 능선들.
솰솰거리는 바람이 산 전체를 감고 돌았고
설악산 자락의 거칠한 바위의 감촉을 오랜만에 느껴 보았네.
벽의 길은 또 다른 길과 이어지고
우리의 삶도 그러리라는 생각을 해 보았었네.
7P 정상에서 만난 길.
리지길인 몽유도원도.
맑은 대낮에 환영처럼 몽유도원도가 눈 앞에 펼쳐지고
소나무와 바위와 산이 어우러져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지.

 비발디의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경쾌한 리듬을 떠올리면서 베네치아의 붉은 머리사제인 비발디를 생각했었네.
성직 이외의 활동으로 인해 주교의 미움을 사고
피에타 양육원에서의 연주회 활동 그리고 그의 오페라 출연 여가수와의 염문.
샤를 6세의 죽음으로 그의 음악에 대한 계획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성직자와 음악가로서의 삶.
두 축사이에서 그는 어디에 열정을 쏟았을까를 생각했었네.

 그늘진 계곡에서의 늦은 점심.
일상처럼 몇 순배의 술을 마시고
흐릿한 눈으로 계곡 사이로 흐르는 물을 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