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090412 작성산 배바위

바람동자 2009. 4. 15. 16:35

 금수산 가는 길.

말라붙은 청풍호반 옆으론 벚꽃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지.

언젠가서부터 이 땅의 봄 빛은 흰색 일색으로 되어 버렸는가를 생각하며

등반 대상지에 대한 긴 꿈을 꾸었네.

 

 아마 출발하기 전 아침나절 에 본 수많은 교회의 버스들이

오늘이 부활절임을 알려 주고 있었지.

부활절의 삶은 계란 대신 군계란을 먹으며

말러 교향곡 2번의 한 소절을 떠올렸지.

부활에 대한 긴 꿈을 꾸지만 그것은 한낱 꿈일 따름이라는

무너지는 생각에 하루의 경건함이 사라지고

멀리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들의 마음은 멀리 보이는 배바위의 중턱을 오르고 있었지.

 

 부활절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종잡을 수 없는 이 봄도 수많은 꽃들을 피우리라

생각하며 바위산을 찬찬히 바라보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