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090328 지리산 자락(악양 고소산성-성제봉-상불재-쌍계사)

바람동자 2009. 3. 30. 21:03

시간 기록
 (07:00) 산행시작 한산사 중턱 - (09:20) 신선대 그름다리 - (10:00) 성제봉 - (11:38) 중식 - (12:20) 중식 후 출발 - (13:25) 잡목 조리대 지역 통과 삼신봉 삼거리 - (15:25) 쌍계사








 1. 
  전 날 지리산 지도를 뒤적이며 마루금을 그었지.
가야할 곳은 저 지리산 자락의 아랫부분인 악양과 화개면 지역.
들머리인 한산가와 고소산성은 아예 지도에는 나와 있지 않았지.
보이지 않은 아래 지역을 마음 속으로 그리고 있었지.

 얼마만에 지리산 내음을 맡는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가볍게 가슴은 뛰고 있었지.

 고단한 육신에 비해
정신은 맑아 오고 있었고,
차 안에서 잠을 청하려 하지만 앞선 마음때문에
몇 번씩 시계를 쳐다 보았지.





 2.
 김용택의 나이보다 훌쩍 더 넘겨 버린 늙은 섬진강을 보았지.
아침의 한기가 밀려 다니고
아침 나절 고소산성에 올랐지.

 멀리 보이는 "토지"의 주무대 평사리.
아침 햇살이 없는 관계로 일대의 평원들은 밋밋한 푸른 빛이었지.
이럴 땐 한 줄기의 햇살이라도 비추면 
감춰두었던 봄의 다양한 색들이 보이련만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한 걸음씩 산성 위로 오르면서 
다시금 산을 따라 펼쳐진 마을 보았지.







 3.
 해가 뜨고 날이 따스해져 올 무렵
신선대 구름다리에 있었네.
마을을 감아 도는  산.

 월출산 하늘 가로지른 다리가 생각이 나서
그때 일들 떠올리며 다리 위에서 몸을 겅중이며 뛰었네.
약간의 출렁거림.

 전망 좋은 너른 바위 위에서 점심을 먹었지.
겹겹이 이어진 산봉우리들을 바라보고
어깨 위로 떨어지는 봄날의 빛들이
다사롭게 느껴지면서 지나 온 길들
눈을 돌려 다시금 보았지.






 4.
 키를 훌쩍 넘긴 조릿대 잡목 숲을 지나갔지.
손등으로 그리고 얼굴에 전해져 오는 느낌이 
내가 앞으로 가고 있다는 징표이리라.

 내려 가면서 들리는 계곡의 물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부산한 움직임.

 가느단 물줄기를 흘리고 있는 불일폭포를 지나
두 개의 물길이 합쳐진 쌍계사에 이르렀지.
선남선녀들 무리지어 절 주변의 봄빛을 즐기고
과거 답사왔던 때를 생각하면서
변해 버린 현재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의 봄날 잡생각에 빠져 버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