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020912 이른 아침에

바람동자 2008. 6. 17. 17:03

  이른 아침에

창 밖으로는 추적이며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전일 마신 술로 인해

다시 누웠다.

 

  밤새 울었던 귀뚜라미는

그날 내 방 안으로 들어온 이후로

울음을 멈추어 버렸다.

성장을 다한 것일까?

귀뚜라미 울음소리 들리지 않는

밤은 그래서 적막하다.

 

 빗발은 간간이 뿌리고

늘상처럼 집을 나선다.

산중턱에 걸려 있는 안개와

하늘 향한 노란 달맞이 꽃

익어서 떨어지기 시작하는

계절 모르는 개복숭아를

뒤로 하면서

 

덕다리 아래로 본 투명한 물.

한편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자신을 향한 원초적인 자문

젖은 머리칼 날리며

하루를 시작한다.

 

여름 긴 장마가 우리들의 성장을 도왔듯이

이 가을비 또한

찬 바람과 함께 계절의 순환을

알릴 것이고

그리고 또 그렇게

우리는 성장을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