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를 위하여

020905 흐린 날 안데스 음악을 들으며

바람동자 2008. 6. 17. 16:48

  내 어린 시절 여동생의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한 씨디 자켓의 사진을 본다.

강렬한 붉은 색 옷을 보며

“빨간 맨드라미 같던 내복”(기형도)을

연상하고 그 해 여름도 함께

그렇게 지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어린 시절의 순수함.

유쾌하지 못했던 기억의 더미들 속에

억눌려 유년시절의 기억은 저 편으로

숨겨져 있다.

4살 때 보았던 용산역의 증기기관차

내뿜는 흰 김 속을 헤치며

밥상을 몸에다 묶고

그렇게 나는 올라왔다.

 

  돌아보면 한껏 가벼운 세상

 

안데스 산맥의 푸르름.

인디오 족의 맑은 눈.

산정 도시 마추피추.

 

  그곳에 가고 싶다.


 

 

                                10여년 전 지리산 종주산행 중 본 능선(사진 스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