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08081617 설악산 솜다리의 추억 그리고 토왕폭

바람동자 2008. 8. 19. 00:08
 다시 설악에 들어 갔지요.
하계캠프 참가 차 그리고 전번에 못 오른 솜다리길을 가기 위해서.
연휴 기간이라서 인지 서울 쪽의 미시령도로는 차들로 가득 찼지요.

 설악동 C지구 야영장.
일주일 만에 또 다시 찾아 왔지요.
야영객들은 전 번 주보다 많았지요.

 아침 장비 확인하고
솜다리길을 가기 위해 서서히 몸을 움직이지요.
멀리 하늘을 보니 오늘은 날씨가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고
비가 와서 물이 불은 개울 건너서 토왕골 쪽으로 갔지요.

 계곡 물소리 요란하고
어제 먹은 술로 인해 땀은 계속해서 떨어집니다.
저 멀리 토왕폭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우리가 오늘 오를 솜다리길을 보니 벌써 누군가가 붙어 있었지요.
날씨는 흐릿하니 등반하기는 좋았지요.

 들머리에 위치하여 장비를 착용하고 선등자 오름짓을 하지요.
왼쪽으로 과거 올랐던 경원대길 저 멀리론 동해 푸른색 물결 그리고 오른쪽으론 별따는 소년 길.
그 너머로 보이는 토왕폭.
날이 흐린 관계로 산정에는 운무가 잔뜩 끼었지요.
시원스레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면서
여름 설악 토왕골 주변을 둘러 보았지요.

 오름짓하면서 들었지요.
위에서 "하나 둘"하면서 줄을 당기는 소리를.
선등자 3P지점에 올라 가더니 아직도 앞 선 팀이 두 사람이 더 있다고
2P에서 기다리라고 하지요.
지리한 기다림 후 이 구간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다는(5.11b 보통 크럭스라고 얘기를 하지요.)  
3P에 도착해서 보니 아이구 이건 장난이 아니었지요.
내 자신의 등급이 겨우 5.8정도 인데 30미터의 직벽에다 크랙, 페이스 그리고 약간의 오버행까지.
긴장이 되어 등뒤론 가는 땀이 쭉 흐르지요.
선등자 마지막 부분에서 주춤은 했지만 역시 거침없이 올라갔지요.
자일의 윗부분을 고정시켜 놓고 등강기(쥬마)를 이용해서 올라 오라고 하네요.
2번은 내 차례.
2번째 볼트에 까지 갔다가 3번째 볼트가 좀 멀고
몸의 균형이 깨져서 추락을 하니
다시 원점이 됐지요. 그러하길 여러 번.
결국은 3번이 다시 시도를 했지요. 역시 여러 번 하다가 실패.
마지막 후등하기로 했던 후배가 다시 올랐지요.
둘은 오르고 둘은 3P 출발지점에 남아 있었지요.
말자는 내가 하기로 하고 다른 후배가 올라갔지요.
여러 번의 추락. 그리고 중간 부분에서 힘이 빠져서 옴짝달싹 못했지요.
시간은 오후 4시 30분 경이었구요.
결국은 시간 관계상 위에서 줄을 내려서 하강하기로 결정을 했지요.

 계곡길 물소리만 아득하게 들렸지요.
그 동안 운동 게을리한 것서부터 여러 생각이 머리를 괴롭혔지요.
그리곤 아쉬움에 다시 뒤를 돌아다 보았지요.
그 산과 봉우리.
또 그곳에 있겠지요.








                                                              토왕폭포












                                                     등반지 솜다리봉



                                                                좌측 경원대리지





                                                            3P 등반중인 선등자



                                                     3P 아쉬움을 접으며 하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