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06011315 설악산
바람동자
2008. 7. 3. 20:14
1.
우리는 길을 잃어 버렸다네.
흰 눈 속에서 앞으로 나가야할 길을
길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만
때로는 그렇게 지나치고도 모르고 있었네.
가지 않은 길을 생각하면서
지나간 길이 가볍게만 보이는 것은 왜일까를 생각한다네.
보이는 것의 완전함을 믿으며 그렇게 걸어 가야만 하는 것인지.
2.
흐린 날 기억은 언제나 저편에 서 있다네.
아주 어렷을 적의 흐릿한 기억이
하나의 사물을 통해 또렷하게 연상되듯이
언제쯤이었을까
기억은 언제나 불안정하고
흐릿한 불빛에 의지하여
하루를 보낸다네.
하루의 추억과 기억을 위하여
3.
이른 아침 표지기를 확인하고
내가 나아가는 방향성을 되묻는다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를 머리 속으론 되뇌이면서
그렇게 길 아닌 곳을 가고 있다네.
아침 산의 기운은 날 감싸고
가야하는 길 또 갔었던 길을 떠올리면서
그렇게 눈길 위로 한 걸음씩 가고 있다네.
4.
겨울이라네.
바람마저 잔잔한 날에
문득 물에 반영된 바위의 모습을 보았다네.
삶이란 언제나 자신의 모습을 비춰주는
하나의 거울이 아닌가를 생각했다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도취된 자의
즐거움도 한편으로 느끼면서
얼음열매를 보면서 계절의 한기를 느낀다네.
5.
설악의 장군봉과 적벽.
그곳에서의 젊음의 한 때를 나는 기억한다네.
더운 여름 날 암벽교육을 받았던 곳.
passion이 PASSION이 되면 수난이 되는 것인지?
다시금 벽을 보며 느끼는 지난 날의
아름답게 뭉쳐진 추억을 기억한다네.
하여, 친구여
때로는 길이 보이 않음으로 인한
방향 상실의 아픔도 있으련만
그 길을 걸어 왔고
또 앞에 다시금 일상의 길들이
반복되고 있다네.
언제나 가슴 속에 묻는 그리움과 다시 만남의
설레임은 함께 공존하는 것.
설악의 또 다른 길을 생각하며
또 하루를 접는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