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하루 그 일상

바람동자 2008. 6. 19. 18:09
1.

  어떻게 지나 갔을꺼나. 하루가.

아침엔 동교사 시범 수업한다고 인근 학교로

차창으로 흐르는 빗물 보면서

그렇게 갔다.

  창 넘어 아래론 과거 고교 시절을 함께 했던

학교가 새단장을 하고 있고.

불현듯, 옛사람들이 그리워져서

전화를 했건만 비 내리는 날처럼

음습하다.

 

 2.

 

  퇴근 후 풍물시장 주변에서

지난 하루의 일들을 생각하면서

술 한 잔 기울인다.

한 잔은 언제나 또 다른 한 잔을 부르고,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젊은 날의 못 불렀던 노래 생각하면서

팔호 광장에서 하는 촛불집회에 발걸음은 향한다.

방관자가 되어서 잠시 구경을 하다가

발길을 터덕이며 돌려서 맥없이 집으로 온다.

 

 3.

 

  가만 내일은 무엇을 할까 하다가

주인 잘 못 만난 몸이나 혹사 시켜야지 하는 생각에

입가엔 미소가 돈다.

 잘 있었냐 설악아, 내가 또 간다.



080605 천변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