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하루 무덥던 날에 - 근황 하나

바람동자 2008. 6. 19. 15:06

1.

  주린 자 오랜만에 외식하러 갔지요.

어제 하늘 구름 잔뜩 끼고 해서 사진 빨이나 받으려니 생각을 했는 데

저물 무렵 구봉산에서 본 일몰의 광경은 영 아니었지요.

어두워지면서 하나씩 둘씩 켜지는 도회지의 불들을 보면서

하루가 맥없이 그렇게 지나간 것을

저녁을 먹을 때 알았지요.

 

  준비한 삼각대 펼쳐 놓고

끙끙거리며 사진을 찍습니다.

밤이라서 아래 쪽에서 위로 오르는 바람은 차고

마누하님은 가자하고 나는 좀 찍자고 하고 하다가

몇 장 찍지 못하고 그냥 왔지요.

눈 속으로 풍경을 담고.

 

  집에 와서 보니 사진이 신통치 않아서

동회회 강좌에서 "야경사진"에 관한 것을 검색해 보고

애궂은 공력은 탓하지 아니하고 카메라만 탓하며  주물럭 거리다가

지쳐 스르르 잠이 듭니다.

 



 2.


  오랜만에 뒷동산을 오릅니다.

이젠 해가 일찍떠서 아침 나절엔 운동하는 사람도 많이 보입니다.

부산한 움직임 속에서 시작되는 하루.

점점 더 여유란 것은 저 깊은 곳 속에 빠져서 헤어 날 줄 모르지요.

아침 나절에 잡동사니 생각들이 많았었는 데

이제는 사람이 즉물화 단순화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런 저런 생각에다

피어 오르는 꽃들, 변해가는 산색을 보면서

아침나절 다시금 몸을 움직입니다.


조팝나무 꽃(2006년 5월 사진)

 

3.

  오늘은 춘천시 고교생 연합체육대회날이지요.

3학년 교과관계로 아침나절 카메라를 들고 잠깐 나갔다 왔지요.

슬슬 더워가는 날에

젊은 우리들의 아이들은 4월 봄빛 속에서

계속해서 몸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사진 몇장을 앉아서 찍으려니

훅하니 봄의 온기와 함께 뜨거운 움직임이  밀려왔습니다.

 



                                                                                     08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