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080221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행복하고 슬픈 사랑전

바람동자 2008. 6. 19. 08:59


 1.

  늦게사 그림 구경하러 갔었네.

춘천에서도 고양가는 직행버스가 있었음을 이 번 기회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

결국 춘천에서는 버스 시간에 대지 못해서 놓치고 말았지.


잔느 에뷔테른 (16세)

 2.

   아람미술관 입구에 걸려 있는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대형 걸개 그림을 보며

코코넛색 머리의 잔느 모습.

젊은 시절의  풋풋함과 함께 16세의 나이를 넘어 선 조숙함이 밀려 온다.

전시된 많은 작품이 잔느의 드로잉과 몇몇의 유화 작품이었다.


  습작품을 보면서 자신의 그림세계를 정립하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스스로의 생을 마감한 그녀.

커단한 흡인력의 눈을 가진 남편 모디.

알콜 중독, 마약, 여자.

정신적으로 안정되지 않았을 젊은 나이에 그 많은 것들을

속으로 삭혀야 했던 내면의 아픔을 생각해 본다.

16세의 아름다운 모습은 3년 뒤의 사진에서는 지친 모습으로 보일 따름이다.

음식점에서 요리사에게 남편 음식에다가 마늘을 많이 넣으라고 요구하고

(진한 마늘 냄새를 여자들이 싫어 하므로)

남편의 여성 편력도 창작열로 돌려 생각해야만 했던

젊은 날 그녀의 내색하지 않은 속내는 얼마나 아픈 것 이었을까?


 3.

  스메타나.

현악4중주 1번을 생각한다.

노년의 시기에 회상하는 짧았던 젊은 시절의  행복함.

그들에게도 행복한 시절이 있었을까?

요양차 내려간 남부 프랑스 니스에서의 행복한 시절.

그 시절 모딜리아니는 잔느의 대표적인 초상화들을 많이 그린다.

2년도 채 못된 짧은 시절.

다시 파리로 돌아 오게 되고 모디의 걱강은 점차 악화된다.


  남편의 죽음을 감지한 여자의 삶은 얼마나 불행한 것일까?

모든 감각은 분별력을 잃어 버리고

병상에 누워있는 남편의 드로잉.

"자살"을 꿈꾸며 그린 그림.

22세 방향성을 잃은 그녀의 선택.

"맺지 못할 우리 인연 다음 세상에"

임형주의 노래 "하월가"의 가사 한 구절을 떠올리며

천상에서의 그들의 삶이 니스에서의 한 때보다 나아지기를

마음 속으로 기원하고.


  전시회를 보면서 한 여성의 삶의 궤적을 생각하니

가슴 아픔이 한 켠으로 밀려 온다.





모딜리아니-잔의 초상화(전시 작품이 아님)

모디-잔의 초상화(전시 작품 아님)



잔- 자살





모디-산호 목걸이를 한 여성

모디-어깨를 드러낸 잔 에뷔테른(1919)


 4.

  파리 시절 모디의 친구 중에  디에고 라베라가 있었다.

프리다 칼로의 삶도 순탄치 않았는데

유유상종이라는 잡생각.


  모딜리아니 유화를 많이 기대하고 갔었는데 잔느의 습작과 유화가 더 많이 보인다.

잔느의 미술적인 변천 과정을 알게 해 준 전시회였고,

화가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채 젊은 나이에

죽은 한 미술가의 죽음이 안타깝다.

그래도 잔느의 누드만큼은 절대로 그리지 않았다는

모디의 애정을 나름 생각한다.


  지하철로 내려가는 벽면에

이무지치, 임동혁 연주회를 알리는 포스터가 어지럽게 붙어 있다.

이러한 문화 공간이 있음에 대한 부러움을 느낀 하루.


  옛날 보았던 영화 "모딜리아니"와 "프리다 칼로"를 다시 보면서,

그 고단했던 여성 예술가의 삶의 흔적을 되새김 해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