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209 용화산
원래는 토요일 1박 겸해서 갔어야 했으나, 마누하님에게 붙잡혔네.
그래서 팔자에 없던 동기 송년회 참가했었지.
먼저 간 야영팀들의 전화를 받고
밤중이라도 찾아 올라가려 했지만,
술은 이미 온 몸을 타고 돌고 있었네.
아침,
소양강변을 지나다가 물안개가 오르는 것을 보았지.
저멀리 서면이 흐릿하게 나타나 흐릿한 실루엣영상으로 다가 왔지.
강변의 소양강 처녀 장군상과 쏘가리상도 흐릿하고.
차를 세워 사진이라도 찍어야지 생각을 했다가
다시 마음은 산으로 가고 있음을 느끼고,
그래서 고탄을 지나다가 차를 세워 놓고
겨울 풍경 잠시나마 구경하고 한 컷 찍었지.
물안개에 떠있는 산을 보면서 오늘의 산행을 생각하니
마음은 언제나처럼 즐겁다네.
고탄지나 양통마을로 접어드니 진입로 공사를 하고 있었지.
옛날 자가용 없을 시절 용화산 가려면 마을입구 주변 버스에서 내려
올라 갔던 생각이 나네.
하산 후 내려 오는 길.
터벅이며 지리하게 고단한 흙길.
이제 포장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그 길을 갈 때 옛길의 그 고단한 정취가 생각이 날까?
휴양림을 향하는 오른 편의 다리를 건너니,
아뿔사, 이 곳은 더 많이 바뀌었구나.
인간의 편의 시설을 위해 길을 닦고,
군데군데에 세워진 휴양림.
인간의 편의를 위해 자연을 변화시키는 인간의 의지가 그저 놀라울 뿐.
아침부터 고기를 굽기위해 불 피우는 휴양림 주변 일요일의 일상.
야영팀과 연락을 하고 위치 파악하고 야영지를 향해 간다.
눈 위에 찍혀진 계속되는 발자국을 따라서 오른다.
그러다 발자국 끊어지고, 위치를 보니 잘 못 왔다는 생각.
다시 서로간의 전화. 역시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
이럴 때는 가차 없이 원점으로의 회귀.
마중 나온 지인을 만나서 서로간의 길에 대한 확인.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인위적인 길로 인해서 과거 화천을 넘어다니던
임도가 사라져 버림을 알게 되고,
이어진 물줄기의 개념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계곡 타고 오르며 보니 내려 온 발자국만 선명하고
다시 그 발자국을 길라잡이 삼아 오른다.
발 밑으로 느끼는 부드러운 눈의 감각.
촉각과 청각 그리고 시각 등 온 감각을 동원하여
겨울 산을 느끼려 노력한다.
걸으며 나는 뒤돌아 보았네.
우리가 지나갔던 그 길을.
아스라니 눈 길 위 남겨졌었을 우리의 자취들을.
그리고 넘어 온 산자락을.
바람 부는 날엔 용화산엘 오를까를 생각하면서
용화산의 느낌은 무엇일까를 또 한편 생각하면서
그렇게 걸었다네.
그러나 어찌할꺼나.
계획된 정해진 길을 가지 못했네.
아쉬움은 크지만 산은 언제나 그자리에 있음을
생각하면서 그 길 뒤로 하며 내려 왔네.
겨울.
눈 덮힌 산을 보면서 덕유산을 생각했었네.
설원 속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발걸음 가벼워 졌었지.
산행기록: 09:00 휴양림내 산행 시작 - 15:40 산행 종료.
용화산정에서 1
계곡 소경
용화산 휴양림쪽에서 본 남근바위(왼쪽)
용화산정에서 3
그리움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