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971211 어느 날 아침에

바람동자 2008. 6. 17. 15:48

  화요일날 빼구 술을 마셨지요.
  돌아 가는 세상사의 어지러움으로 인해 점점 더 혼탁해 지는 세상에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연일 마셨지요.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인가요.
후후, 사회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그렇지만 점점 더 씁쓸해지네요.
 어제 회식의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한국의 경제 건, IMF 이후의
삶의 양상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1달라가 천육백원을 훌쩍
넘어 버린 세상에서 불투명한  삶의 생각들. 개인적으로  은행에서 빚진거
등등을 생각하다 술이 목구멍으로 넘어 가지 못하고 옆으로 흘렀지요.
게다가 과거의 야권을 표방했던 몇몇의  알고 있던 사람들이 빵의  필요로
인해서 인지 제도권으로 흡수가  되어 버리고. 또 다른  어떤 사람은 나이
마흔이 되어 가는 시점에서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가 하면서 세상 탓을
하구 있구요. 이 여파의 회복을 하기 위해선 이십 여년이 흘러 가야한다는 
데. 한 치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네요. 불명확의 시대에서 눈 먼
자의 노래라도 불러야하는 건가요 ?

  간 밤이후 눈이 내렸지요.
  간 밤이후의 세상은 이렇게 판이하게 달라지는 가요.
덮힌 백색의 계엄령을 보면서 마음까정 얼어 버렸지요.
내린 눈으로 인한 변견들의 뛰놈을 생각하면서  김수영의 "눈"을 생각하지
요. 혼란성을 상실한 시대에서 삶의 예지를  지닌 눈들의 의미를 생각하지
요. 책임성을 상실한 아니 도덕성을 상실한 정조대 없는 이 시대에서의 삶
은 왜 이다지도 힘이 드는 지요. 덮힌  눈의 깨끗함을 보면서 삶의 순결성
을 노래했던 과거의 모습들은 어디로 갔는지요 ?

 김영동의 "선"이라는 음악을 듣고 있지요.
송광사를 배경으로 한 법고, 목어, 운판, 범종, 예불문, 발원문 그리고 반야
심경에 이르기 까지의 음악의 흐름은 평상시 같으면  마음을 누그려트렸지
만, 이 아침에 정신이 산란해 옴은 무슨 까닭일까요.
                                                                              97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