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를 위하여

210626 <노래, 장사익과 함께하는 가족음악회>에서

바람동자 2021. 8. 9. 14:45

 

 시간에 간신히 대어 턱걸이 입장.

좌석에 앉으니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춘천시향 지휘자는 대상이 나이 드신 분이라 곡선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이야기를 한다. 영화 음악, 디즈니 영화 모음곡을 넘어서 이른바 아메리칸 작곡가들의 대륙사운드를 관현으로 연주할 때 더러는 꾸벅이며 가객 장사익선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거쉬윈의 편곡된 음악을 들으며 장마가 아닌 때 오락가락하는 여름날의 날씨를 생각하다가 잠시 재즈의 선율에 빠졌다가 엘링턴의 곡에서 스윙 댄스리듬을 읽는다.

 

 흰 두루마기를 입은 장사익선생의 등장.

 

 "했지유, 햇슈"를 즐겨 쓰는 충청도의 느릿한 사내.

국악기 연주 보다는 가창에 소질이 있음을 나중에 알고 늦게사 앨범을 내었지. 임동창과의 작업 중 대부분의 노래가 신명이 난 상태에서 한 번 혹은 두 번 부른 것을 가지고 바로 녹음한 사내.

요사이의 가수들과는 확연히 다른 것.

그들은 특정부분만도 스튜디어 녹음에선 몇 십번을 넘게 하는 데

아, 세상 일이 이렇게 신명이 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텁텁한 인상에 시원하게 지르는 창법은 때론 가슴 시원하게하고

 

                                 - 5집 앨범 "사람이 그리워서"를 들으며(2008. 6. 18)

 

 지난 글을 읽으며 나는 얼마큼 성장했을까를 되묻는다.

 

 막힘 없이 시원하게 내지르는 소리는 세월을 만나 느긋하게 넘어가고 노래하며 오른 발 그리고 왼 발 앞발을 살짝 들었다가 내리며 뒷꿈치도 간혹 들어 올리면서 그는 온몸으로 노래를 하며 위로와 위안 그리고 우리에게 살아갈 용기를 준다. "아버지" 노래를 듣다가 삼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가슴 한 켠이 울컥하며 끝내 눈물을 흘린다.

 

 앙코르 곡 "봄날은 간다"를 들으며 여름날 성장의 시기를 어떻게 보낼까를 생각한다. 집에 들어와 다시 장사익 선생의 노래를 듣다.

- 춘천시향에서 퇴임하시는 클라리넷, 바순 주자 두 분의 공적을 기리며

<노래, 장사익과 함께 하는 가족음악회>, 춘천문화예술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