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071116 아침, 뒷산을 오르며
바람동자
2008. 6. 18. 23:18
뜀뛰기 끝난 뒤 오랜만에 몸을 움직였지요.
연구원 숙제가 아직은 덜 끝난 상태라서
마음의 여유는 없지만,
가을이란 계절이 깊어 지는 것같아서.
아침, 희미한 불빛에 의지해서 주변의 산을 오릅니다.
김영동의 "산행"에선 가야금 소리의 경쾌함이 들리지만
잠에서 갓 깨어난 나의 몸은 무겁기만하고,
아침의 한기가 스멀거리며 몸으로 밀려 듭니다.
낙엽은 이미 곳곳에 쌓여 있고,
아침녘 하늘 저편으로 보이는 시린 달.
움직임은 점차로 둔해지고,
다리가 조금씩 퍽퍽해짐을 느낄 때
야트막한 봉오리에 섰음을 알게됩니다.
아침, 불들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수 년간 살아왔던 동네의 모습을 한참이나 보다가
서서히 밀려 내려갑니다.
내림길.
쌓여 있는 낙엽들.
그 한창의 빛을 발하던 그 때를 생각하며
찬찬하게 아침 뒷동산을 내려 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