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97072022 지리산 단독산행 일지

바람동자 2008. 6. 17. 15:36

1. 일시 : 97. 7. 20(일) - 22(화) 2박 3일

2. 운행

7월 20일: 성삼재 - 노고단 - 임걸령 - 삼도봉 - 총각샘 - 연하천산장 - 형제봉 - 벽소령산장 - 선비샘(야영)

7월 21일: 선비샘 - 세석산장 - 촛대봉 - 장터목산장 - 천왕봉 - (칠선계곡) - 마폭포 - 갈림길 (야영)

7월 22일: 갈림길 - 청춘홀 - 옥녀탕 - 선녀탕 - 두지터 - 추성리

3. 식사

주식: 햇반(기성품 밥) 7개, 라면 5봉

부식: 햄 3(참치2, 고기볶음1), 레토르트 2(고기덮밥,카레), 사골우거지국 1, 김 10개, 김치

행동식: 자유시간 5, 미숫가루, 팩소주 2,

 4. 장비

운행구: 배낭(85리터), 등산화, 물통(1리터), 헤드렌턴, 소형후레쉬, 건전지, 지도, 나침반, 스틱, 계 곡화

야영구: 텐트 3인용, 은박깔개, 메트레스, 침낭

취사도구: 코펠, 휘발유버너, 연료통(1리터), 스푼, 물주머니, 물통(미숫가루 타먹기 위함)

의류: 긴팔남방셔츠, 등산바지(긴 것), 반바지, 방풍의 상하, 양말 3, 반팔셔츠 2, 모자,

식품: 식사류 참조

기타: 망원경, 소형휴지 2, 주방용 종이타올 약간, 카메라(니콘 fm2, 35-70)

5. 교통

7.19 서울(23:30) - 구례구( 4:50) 여수행 무궁화열차

7.20 구례구역(5:00) - 성삼재( 5:30) 택시이용( 25,000원 요구 혼자라며 20,000원 지불)

7.22 추성리(12:50) - 함양(13:40) 버스(1,700원) 30분 간격으로 배차

함양(14:12) - 남원(15:00) 버스(2,400원) 고속도로를 경유해 가는 버스가 시간이 절약됨


6. 시간별 기록

ㅇ 7. 19(토요일)

  오대산 야영갔다가 돌아 온 시각이 18시 경. 85리터 배낭에 텐트, 메트레스, 깔개, 침낭 등과 먹거리를 챙기고 배낭을 드니 무게가 23킬로. 전 번 설악산행을 떠올리면서 잘 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인다. 다시금 뒤적뒤적 거리다 옷가지 몇 개를 뺐다.

  남춘천역 21시 15분 발 열차. 출발의 가벼운 설레임. 지리산은 초행이라서 산에 대한 가벼운 흥분이 인다. 서울 도착예정 시간은 22시 47 분. 기차가 12, 3 분 정도 늦게 청량리 역에 도착하였다. 시계를 보니 23시를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서울역까지 30분내에 갈 수 있을까 걱정을 하였고 지하철에서 내린 시간이 23시 23분. 빠른 걸음으로 가서 별생각 없이 진주발 23시 35분 줄에 섰다가 이상하다 싶어 다시 보니 내가 타야할 곳은 23시 30분발 여수행 바로 옆 개찰구다. 헐레벌떡 내려가서 기차에 오르니 차가 출발한다. 드디어 지리산으로 떠난다는 설레임과 함께 기차는 밤을 가른다. 특실이라고 하지만 주변 사람의 소란스러움으로 인해 눈을 붙일 수 없다.

  ㅇ 7. 20(일요일)

  04:50 (구례구) 배낭을 멘 사람들이 여럿 눈에 띈다. 버스를 탈까 하다가 시간도 절약할 겸해서 택시를 타기로 결정을 했다. 금전적인 문제로 다른 사람과 같이 타려고 했지만 끝내 사람이 없어서 혼자서 타게 되었다. 젊은 기사 아저씨가 왜 혼자 가느냐고 묻는다. 대답은 않고 그냥 웃었다. 한편으로는 지리산 갈 때 자기 좀 꼭 데리고 가 달라던 직장동료의 얼굴이 떠오른다.

  05:30(성삼재) 도착. 날씨가 쾌청한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 10경 중의 하나인 노고운해를 찍기 위해 카메라를 메고 오른다. 나도 한때 사진 찍는다면서 11킬로나 되는 장비를 가지고 삼발이 메고 산에 오른 일들을 떠올린다. 배낭의 무게로 인해 노고단 산장으로 오르는 길 중간중간에 쉬어야만 했다. 출발부터 이러다간 중간에 주저앉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일말의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06:15(노고단 산장. 아침) 아침을 맞이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한편에서는 야영을 나온 듯한 학생들과 여기저기서 컵라면을 먹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보인다. 나도 아침을 준비한다. 산행기간 내내 밥을 먹었다. 기성품 밥( 제일제당에서 나온 “햇반”)을 준비해간 덕분에 밥을 데워서 거기에다 레토르트 식품(고기덮밥), 김, 김치에 아침을 먹었다. 식후 포만감과 함께 찾아 드는 즐거움의 감소. 청명한 날씨.

   06:55(산장 출발) KBS송신소 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오르는 것같다. 사진에 한창 빠져 있을 때 사진은 발로 뛰는 것이고, 뺄셈이란 말들을 떠올리며 걷는다.

   07:12(노고단) 작년 겨울에 이곳에 까지 올랐었다. 겨울날 힘들게 올랐던 일들과 내려가면서 두꺼운 비닐을 가지고 미끄럼 타던 일들을 떠올리면서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디디는 소년의 호기심으로 출발을 한다.

   07:55(돼지평전: 해발 1,420) 임걸령 1.1 키로의 표지판이 보인다. 원추리 꽃들의 무리. 멧돼지들은 어디에 다 숨어 버렸을까 ?

   08:03(임걸령 삼거리) 초적 두목인 임걸년이 살아 돌아 온다면 다시 이곳을 근거지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교통이 편리한 노고단 쪽으로 할 것인가 ?

   08:10(임걸령 화장실 부근) 이곳에서 전 날 야영을 한 텐트 2동을 보았다. 2동의 화장실 주변에 샘이 나오고 물맛도 좋다. 내 뒤로는 젊은 사람이 20리터 배낭을 메고 뛰고 있다. 내 생각에 20리터 배낭이라면 날아 갈 수 있을 것같다는 착각 속에 빠져 본다.

   08:47(노루목: 1,420 삼도봉 1키로) 언덕길을 오르면서 숨이 가빠옴을 느낀다. 배낭 어깨끈을 너무 조여서 팔도 저리고. 이 고생을 하면서 올라가야 하는가하는 원초적인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다. 노루목을 바로 지나서 바위 밑으로 석간수가 졸졸 소리를 내면서 흐른다. 청명하던 날씨는 갑자기 운무가 피어 오르고 주위의 경관 또한 안개로 인해 볼 수 없다.

   09:07(삼도봉 1,550 도착) 바위 모양이 낫날같다고 하여 이것이 와전되어 생긴 명칭이 날라리봉. 뱀사골 쪽에서 등반을 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럿이 앉아서 참외 등을 깍아 먹는데 아쉽게도 먹어 보라는 사람은 없다. 삼도에 걸친 이 봉우리 주위의 경관을 보려고 했으나 안개로 인해서 볼 수 없었고 위에서 보니 밑이 아찔하다.

   09:27(삼도봉 내림 길) 지루하다. 경사 급한 내리막 길 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올라 갔을까 ?

   09:29(뱀사골 정상 1,260) 산장 쪽에서 올라 온 몇몇 대학생들이 거친 숨을 몰아 쉬면서 쉬고 있다. 안개가 산자락으로 오르고 시원함을 느낀다. 노고단까지의 거리가 9키로인 것으로 보아 9키로는 온 것 같고. 천왕봉까지는 26키로. 아마 이곳이 화개재가 아닌가 생각을 한다. 옛날 보부상들의 애환을 생각해 본다.

  10:05(토끼봉 1,522) 오름길. 반야봉 동쪽의 방향과 관련된 명칭. 묘방( 卯方)

  11:20(명선봉 1,586)

  11:35(연하천산장) 아주 작은 산장이다. 산장 앞으로 이름없는 무덤도 있고, 주변에는 물도 풍부하고 해서 등산화를 벗고 계곡화로 갈아 신고 발에 물을 적시면서 점심준비를 했다. 허기를 느껴서인지 햇반, 라면, 참치 햄, 김, 김치에다 먹는 즐거움을 누렸다. 연하천 산장지기는 피리 부는데 취미를 붙였는지 산중에서의 물소리와 어울린 피리 소리가 적막하게만 들린다.

  12:35(산장 출발)

  13:12(형제봉) 두 개의 커다란 바위. 수도하던 두 형제가 지리산녀의 유혹을 이겨내기 위하여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형상이라 한다. 땀이 흘러서 반바지 급기야는 속옷까지 젖어서 걸어 가는 것 자체가 고통 스럽다. 여벌의 속옷을 준비한 것이 없는데 큰일이다. 남들이 뒤에서 나의 모습을 본다면 얼마나 웃을까? 오리처럼 어기적어기적 걷는 내 모습.

  14:30(벽소령 산장) 앞을 지나간다. 산장이 말끔하다. 평탄한 길. 밤중쯤 기다려 보름의 달을 맞이하고 갈거나 ?

  15:30(선비샘 도착: 1 박) 오늘의 일정은 여기에서 그치기로 하였다. 세석, 장터목에 늦은 시간에 간다고 해서 남들이 알아 주는 것도 아니고 또 야영장비를 준비해 왔기 때문에 이곳에서의 야영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을 했다. 텐트 칠 곳을 선정하고 텐트를 쳤다. 저녁을 준비하면서 가져 온 팩소주 하나를 마셨다. 산에서 마시는 술은 언제나 달작지근하다. 식사 후 주변에 텐트를 치는 사람이 소주나 한 잔하자고 해서 참치캔 들고 같이 마셨다. 칠선계곡 쪽으로 왔는데 힘이 들어서 오늘은 더 이상 갈 수 없어서 쉰다고 했다. 내일 하산예정지인 칠선계곡 쪽의 정보도 좀 듣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ㅇ 7월 21일(월요일)

  07:40(선비샘) 출발. 아침에 일어나 보니 주변에 텐트가 빼곡하다. 세어 보니 무려 10 동. 어제 잠자리에 들 무렵엔 3 동 정도 였는데 그 뒤에 사람들이 모인 것같다. 아침 시간의 살아 있음. 반면 선비샘 주변에는 음식물 찌꺼기 등으로 지저분하다.

  08:30(칠선봉) 어제 보다 운행 속도가 많이 떨어진다. 젖은 옷을 다시 입으니 다시금 어정쩡한 걸음걸이가 시작된다. 힘들게 철사다리를 오르고 보니 널찍한 주변의 경관이 전개된다. 이름하여 세석고원. 작은 돌밖에 없는 토양지대. 과거 화랑들의 훈련장이었다는 이 곳. 일망무제의 시야와 산자락 뒤로 운무는 다시 피어 오른다.

  09:20(세석산장) 말끔하다. 물이 나오는 곳으로 가서 미숫가루를 타 먹으면서 20분간 휴식을 취했다.

  09:40(산장출발)

  09:55(촛대봉) 완만하고 지리한 돌길을 오르면서 주변의 경관을 다시 돌아 본다. 바위들의 모양이 촛농을 흘러내린 형상이라고 한다.

  10:55(연하봉 1,667) 운무기 이 봉우리에 잠시 머물면 신선이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날 것만 같은 선경이 펼쳐 진다는 지리 10경 중의 하나. 연하선경. 나도 날개짓을 해보지만 교만한 자의 눈에 보이는 것이라곤 주변의 정경 들. 산자락들이 겹겹이 포개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을 몇 장 찍구.

  11:10(장터목산장) 산장에 가까이 갈수록 기계 대패의 소리가 요란하다. 지금은 신축 중인 산장의 외장 공사를 하고 있고 일하는 분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소란스럽다. 아니다. 시끄럽다. 식수대에 가서 물을 마시니 시원함마져도 느낀다. 한편으로는 새 산장이 건립된다면 많은 사람들의 식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하는 기우도 든다. 천왕봉을 오르기에 앞서 계획한 대로 칠선계곡 쪽으로 내려 갈 것인가, 아니면 배낭을 여기에 놔 둔 채 올랐다가 백무동 쪽으로 조금은 편안하게 하산을 할 것인가에 대해 잠시간의 갈등. 그만큼 지쳤다는 이야기 인가 ? 시간적인 여유도 있고 다시금 배낭끈을 조이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11:25(산장출발) 오르면서 주변의 고사목을 볼 수가 있었다. 고사목과 관련된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인간의 탐욕, 만용에 대해 생각한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양면의 날과 같은 이중성 문제를 한편으로 생각을 해 보고. 횡사목들의 점차적인 쓰러짐. 다시금 운무가 산자락으로 피어 오르고 주변의 시야를 가로 막는다.




  12:15(통천문) 하늘로 통한다는 좁은 길목. 부정한 사람은 오르지 못한다고 했고. 바위 틈을 지나 철계단을 지나면서 쇠줄이 이어져 있는 암벽 비탈. 이번 산행의 목표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배낭의 무게를 다시금 느낀다. 힘 들다.

  12:35(천왕봉) 많은 사람들로 인해 주변은 소란스럽다. 정상임을 알리는 표지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운무로 인해서 정상에서의 조망을 할 수 없다. 정상에 오르면 옛 사람들이 으례 행하던 공자에 대한 도덕적인 흠모를 나도 한번 해 볼까 ? 곳곳의 조그만 봉우리에는 사람들이 앉아 있고, 고추잠자리는 이 높은 곳까지 하늘을 뒤덮고 있다. 까마귀의 소리도 아래 쪽에서 들린다. 향토색 짙은 구수한 사투리도 들리고 다시금 찾아 오는 배고픔. 라면에다 밥 넣구 김치에다 점심을 해결.

  13:35(칠선계곡 쪽으로 하산) 설악 첨불동 계곡, 한라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계곡의 하나라 한다. 가파른 철계단을 내려 가면서 울리는 반사음에 문득 적막감을 느낀다. 안개가 자욱하고 날씨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내려 가는 도중 군데군데 길이 끊겨 있고 주의 깊게 주변의 리본이 있는 곳을 살피며 길을 찾으며 내려 간다. 팽팽한 긴장감이 일고, 한편으로 삶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점점 다리에 힘이 들어 간다. 북향지대라서 인지 음습하다. 몇 번이고 미끄러질 뻔 했다. 그 때마다 다시금 긴장하고. 물소리는 산 위로 올라 오는데 물은 보이지 않는다. 내려 가는 것이 오르는 것보다 훨씬 힘이 든다. 가파른 곳에서 스틱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14:35(마폭포 1,400) 도착. 천왕봉 까지 수직 고도차 500여 미터. 거리는 3키로 달하는 경사 급한 길이다. 시원스럽게 쏟아 지는 물줄기를 보면서 별로 서두를 일도 없고 해서 폭포 주변에서 머리에 다리에 물 좀 축이고 35분간 휴식. 언제쯤 선녀를 만날 수 있을까 ? 주변의 원시림을 응시한다. 야영터 몇 군데가 보인다.

  15:20(출발) 내려 가는 길 자체가 험하다. 오르막 내리막을 번갈아 하며, 이끼가 묻은 습한 지역을 조심조심 통과하기도 하고, 계곡 물을 가로 질러 가기도 한다. 종종 길이 끊겨진 곳에서는 좌우를 살피며 리번을 찾았고. 내려 오면서 오르는 사람을 한 명 만났다. 그 외에는 물소리를 벗하며 작은 폭포와 거대한 소, 기묘한 형상의 돌 들이 내 벗일 뿐이다. 윤선도의 “오우가”를 떠올리면서 한편으로는 편안한 백무동 쪽 길을 놔 두고 왜 이쪽을 택해서 왔을까 하는 자책감이 일기도 했다. 17시 이후에 야영할 곳을 선정하기로 했다. 내려오다 한 곳을 보았으나 바위 밑이고, 길의 통로여서 다시 내려 갔다.

  17:30(갈림길, 야영) 야영지를 선정하고 준비에 들어 갔다. 어제와는 다르게 적막감을 느낀다. 저녁을 하면서 힘들었던 하산길을 생각하면서 하나 남은 팩소주를 마신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 자려고 하는데 물소리가 귓가를 어지럽힌다. 잠을 이룰 수 없다. 잠못 이루고 뒤척거리고 있는데 랜턴 불빛이 내 텐트 쪽으로 비추더니 후레쉬가 있으면 빌려 달란다. 이유는 이곳에서 300미터 전 지점에서 11명의 일행이 하산하는데 후레쉬가 몇 개 없어서 애를 먹는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선뜻 빌려 주었다. 한참쯤 뒤에 웅성거리는 사람들 소리. 불 빛. 후레쉬를 돌려 받고. 뒤척거리면서 둘째 날을 보냈다.

 ㅇ 7월 22일(화)

  07:05(출발)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주변에 텐트가 2개 쳐져 있다. 출발하면서 보니 짐은 온통 텐트 밖으로 나와 있고, 어제의 피곤때문인지 조용하다. 팔과 다리를 보니 어제 계곡을 내려 오면서 긁힌 자욱들이 보인다. 삶의 흔적들.

  07:20(칠선폭포)

  08:25(비선담) 어제에 비해서 마음은 여유롭다. 그래서 계곡을 건너는 지점에서는 배낭을 풀고 머리에 물도 적시고 쉬엄쉬엄 내려간다. 수 많은 폭포와 소를 칠선계곡은 지니고 있고.

  08:55(옥녀탕) 칠선계곡에서 가장 넓고 빼어난 소. 멀리서 내려다 보았다. 옥녀는 어디에 ?

  09:00(선녀탕) 나무꾼과 선녀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선녀의 옷을 사향노루 뿔에다 걸은 미련한 곰을 생각한다. 반면에 선녀의 옷을 훔치려고 한 곰의 용감한 행위에 갈채를 보낸다. 부근에서 내려 오다가 대구에서 오신 한 분을 만나 말 벗을 하면서 내려왔다. 천왕봉에서 비박을 하고 일출을 보고 06:00에 출발하여 내려 왔다고 하는데 걸음걸이 등으로 판단하건데 경력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까스로 따라 붙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09:50(두지터 부근, 다리 건너기 전) 대구 분의 안내로 다리 밑 쪽으로 내려 가서 물놀이 겸 장비정돈을 했다. 쉰 냄새가 밴 몸과 옷을 물에 담그고 빨고 난 후 바위에 걸어 놓고 한참을 쉬었다. 산행도 점차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고, 물 속에 몸을 담그면서 자꾸만 떠나기 싫은 생각이 인다. 연해 이는 물소리. 라면두 얻어 먹었다.

  12:00(출발) 시간관계로 나 먼저 출발했다.

  12:30(용소 갈림길) 무당들이 모여서 내림굿을 하는 장소란다.

  12:35(추성리) 날씨가 덥다. 인근 가게에 들러 캔맥주 하나 사서 먹었다. 갑자기 더위를 느낀다. 캔맥주의 시원함.

   12:50(추성출발 버스로) - 13:40(함양도착) - 14:12(함양출발) - 15:00(남원도착) - 15:10(남원역도착) - 15:36(남원출발 기차) - 20:10(서울역도착) - 21:15(청량리역) - 23:10(춘천도착)

  7. 기타

 ㅇ 지리산행 중 등산로 주변에서 쉽게 눈에 띄는 것이 쓰레기였다. 지역의 광활함도 있겠지만 자기가 소비한 쓰레기는 자기자신이 가져오는 기본 양식이 필요할 것같다.

 ㅇ 물론 자신의 경우에는 그렇게 되지는 않았지만 가능하다면 배낭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 좋겠다.

 ㅇ 천왕봉에 오를 때는 오전 중에 오를 것을 권한다. 오전 10시 이후로는 상승기류로 인해 운무, 안개 등이 발생하여 제대로 조망할 수 없다.

 ㅇ 칠선계곡 하산시는 길이 없는 곳에서는 전후좌우를 유심히 살피면 리본이 보인다. 이것을 활용하여 길라잡이를 하면 되겠고 북쪽면의 음습한 지대인 관계로 등, 하산 시에 미끄러짐에 유의 할 필요가 있다. 비가 오면 더더욱이나 위험한 곳으로 생각된다. 자신의 경우에는 지리산 산행보다 오히려 칠선계곡 하산이 더 생각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