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814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전 - 합스부르크 왕가 컬렉션을 보고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컬렉션이란 부제아래 미술사 측면에서 보면 17세기 바로크 미술양식에 해당되는 그림들이다. 약 60여 점이 넘은 작품들이 4개의 전시관을 중심으로 각각의 왕들이 좋아 했던 그림들을 모아 놓았다. 들어가기에 앞서 합스부르크 왕가의 계보를 보니 여러 명의 교황이 이 왕가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 몰락한 19세기의 나폴레옹의 비엔나 침공까지는 유럽을 지배한 강력한 세력의 왕조임을 알 수 있다.
대공 페르디난트2세(1529-1595)관
우선 눈에 띄는 그림.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토를 비약적으로 확장한 공헌을 한 막시밀리언 1세의 초상화.
일찍 자살한 고음악연주가 데이빗 먼로의 "막스밀리안 1세 시대의 궁중음악" 단아한 연주가 머리 속을 맴돈다.
단순 명료한 악상의 전개와 그것으로 인한 단아한 느낌을 주는 연주.
그 그림 옆으로는 그의 부인이 었던 "마리 드 부르고뉴" 왕비의 24세 때의 젊은 모습.
니콜라스 라이저 - 마리 드 부르고뉴
"쥬피터와 안티오페" 쥬피터를 향한 육감적인 포즈와 손동작. 그리고 시선.
"바쿠스, 케레스, 아모르" , "불카누스의 대장간에 있는 비너스" 의 그림을 보면서 신화의 세계로 빠져 들어 간다. 비너스. 추악한 대장간신인 남편 헤파이토스를 사랑하지 못하고 틈만 나면 아레스와의 스캔들을 양산해 내었던 미의 여신. 결국은 보이지 않는 그물에 걸린 그들의 엉거주춤한 모습을 보면서 입가에는 야릇한 미소가 돈다. 나중에 해설하는 도슨트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의 모든 불륨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리고 또 한 술 더 떠서 " 불륜을 저지르려면 걸리지 않게 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말한다. 신들의 사랑이야기도 인간만큼이나 치열하게 전개되는 법. 신화의 세계를 잃어 버린 지금의 시대에 신화를 토대로 한 그림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새롭다.
황제 루돌프 2세는 남녀의 사랑이야기에 관심이 많았으며 그것을 신화로 변용시킨 그림을 좋아했다고 한다.
얀 브뤼겔 - 작은 꽃다발
아침식사 정물
테르보르흐 - 사과를 깍는 여인
위의 세 그림이 바로크 미술의 내용적 특징을 보여 주는 그림들이다.
VANITAS. 인생의 덧없음.
화려한 각양각색의 꽃들과 한 편의 시든 꽃을 통하여 덧없음을 나타내고 있으며, 역시 아침 식사 정물에서도 덧없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사과를 깍는 여인"에서는 화려한 아이으 모자와 검은 두건의 대비, 꺼진 촛불을 통해 바니타스를 그려내고 있다.
바로크 미술의 특징은 "드라마나 연극같은" 것에 있다.
연극에서는 무대와 배우, 대본, 연기, 조명이 필요하듯 미술에서의 바로크 회화는 스폿 라이트를 받은 순간 포착, 강렬한 명암 대비, 화면의 밝은 공간으로 침투하는 인물의 동작을 그려 내고 있다. 빛나는 색채, 음영과 질감의 풍부한 대비, 자유롭고 표현적인 붓질, 과장성, 바니타스의 내용성이 그 특징이랄 수 있다. 또한 빛의 방향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고 명암법을 이용하여 극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루벤스는 과장된 동작을 강조하고 렘브란트는 빛의 느낌을 중시하였다.
벨라스케스 - 흰옷의어린 왕녀 마르가리타 테레사
3관에서 먼저 눈에 들어 오는 그림. 스페인에서 자란 5살 때의 어린 왕녀 테레사의 모습을 담은 초상화.
르네상스의 그림이 선적인 그림이라면 벨라스케스는 대상과의 거리를 감안하여 회화적인 붓터치를 보여 주고 있다.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모습도 결국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근친혼으로 인한 보기 싫은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근친혼으로 인한 주걱턱, 일찍 죽음 등의 열성유전 요인이 나타나게 된다.
루벤스 - 시몬과 에피게니아
램브란트 - 책 읽는 화가의 아들 티투스
벨라스케스, 루벤스, 램브란트 - 바로크 미술의 3인방.
궁정화가로서 부유한 삶을 살았던 루벤스. 풍성한 몸에 흰 피부 그리고 불그스레한 볼을 지닌 에피게니야가 시몬을 바라 보는 모습이 다분히 육감적이다. 그림에서 풍요로움을 읽고 있다.
빛의 화가 램브란트. 16- 7 세기 구교와 신교와의 갈등이 일어나게 되고 그 결과 30년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전쟁 후 스페인령이었던 네덜란드는 독립을 하게 되고 신교도들에 의한 성상 파괴 운동이 일어나고 교회의 성화를 그린 벽들이 점차 하얗게 변해 없어 지게 된다.
따라서 네델란드에서의 바로크 시대의 그림은 종교적인 색체를 떠나서 평범한 일상생활의 모습을 그리게 되고 그림의 구매자 역시 시민계층이 주가 된다. 사진에서도 광선 방향과 관련하여 램브란트 라이트가 있는 것처럼 그의 그림에는 가느단 빛의 방향을 볼 수가 있다. 부채로 인해 일생을 시달렸으며, 후대 지속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를 보면 고난한 그의 삶처럼 그 빛도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데너 - 늙은 여자
이 그림을 보고 있자면 현대 미술의 하이퍼리얼리즘을 연상하게 된다. 정밀 묘사를 한 극사실적인 표현을 보고 있노라면 이것이 사진인지 그림인지를 의심하게 되고 다시금 그림을 보면서 붓터치를 확인하게 된다.
아래 조르다노와 크라나흐의 두 그림은 성서에 바탕을 둔 종교화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루카 조르다노 - 마리아의 방문
루카스 크라나흐 - 롯과 그의 딸들
그림에 화가 자신의 얼굴과 그의 아내, 그리고 아들의 얼굴을 신화세계의 바쿠스와 곡물의 신인 케레스, 아모르그려넣었다는 아헨의 그림.
아헨 - 바쿠스, 케레스, 아모르
계몽군주인 마리아 테레쟈시대의 화가인 카날레토가 그린 도시의 실경화.
그림을 통해 당시 비엔나의 도시 풍경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베르나르도 벨로토 - 비엔나의 프라이융 남동부 풍경
테니에르 - 대공 레오폴트 빌헬름
그림을 보다가 배가 고파서 집에서 갖고 온 떡에다 커피를 사서 마신다. 도슨트의 해설도 듣고 다시 그림을 천천히 보면서 교양을 쌓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안다.
4시간 여 그림을 본 후 대한문전을 나서니 수문장 교대식을 한다. 카메라를 꺼내 보니 메모리 카드를 빼놓고 안 가져왔구나. 메모리 부재를 탓하며, 나의 준비 소홀함을 자책하며 교대식의 모습을 눈으로 담는다.
대학로로 이동.
무엇을 볼까 하다가 연우소극장에서 7시에 하는 "칠수와 만수"를 보기로 한다.
연우소극장을 따라 쭉 내려가다 보니 길거리에서 복제 DVD를 판다.
일본 에니메이션에다가 총 4장에 만원.
총총 걸음으로 내려오다 보니 길거리에 필리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길옆으론 아예 좌판을 벌여 놓고 자국의 생선과 야채등의 잡화를 팔고 있다.
아마도 이곳은 필리핀사람들이 일요일이면 모여서 정보교환도 하고 모임도 갖는 것같다.
목사인 듯한 사람이 소형 마이크를 대고 무어라 연해 말하고 있고,
다른 필리핀사람들은 관심없이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서울 지역을 지나다 갑자기 내가 이방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칠수와 만수"
연우소극장.
곤도라 위에서 페인트칠을 하는 가난한 두사람이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과 그들의 소박한
꿈.
옥상에서의 소변사건으로 인해서 결국은 일은 확대되어
그들의 죽음으로 연결되고.
연극이 처음 발표되었을 당시와는 다른 점점더 복잡해 지는 지금의 시대 상황으로 인해
다른 느낌이 든다.
밤 늦은 시간.
기차를 타면서 소주 한 병 마시며 하루 보았던 것들 떠올리며 술잔을 넘긴다.
* 잡설 정보 :
1) 덕수궁 미술관에 미술구경가면 그 근처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9.26 까지 빛의 화가 "모네"전을 하고 걸어서 10여 분 걸리는 광화문 옛 서울고 자리에 잇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8.26 까지 "중국국보전"을 한다. 그러나 하루에 3개를 다 보는 것은 비추. 전 번 날 모네와 중국국보전을 같이 봤더니 그림의 이미지와 보물들의 이미지가 엉켜서 잔향이 남지 않는다. 그래서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1석3조를 할 수 있으니 참조하시길.
2) 대학로 주말 연극공연은 대체로 3, 4시 그리고 6, 7시 2회에 실시한다. 그리고 연극할인 티켓인 사랑티켓은 당일 공연에서는 할인이 되지 않는다. 미리 인터넷으로 사랑티켓 활용해서 예약을 하시면 할인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칠수와 만수 25,000원이었구 소극장인 관계로 카드도 안되었다. 관객배려는 영 아니올시다 였다.